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은 호주아시안컵을 넘어 러시아월드컵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1일 제주 서귀포의 강창학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자체 청백전이 끝난 뒤 “오늘 두 팀 다 훌륭한 경기력을 통해 좋은 축구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매우 만족스러운 연습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전지 훈련의 최대 성과로 '대표팀의 미래 확인'을 꼽았다. 그는 "(이번 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은) 성장 가능성이 크고 훌륭한 선수들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만한 선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이것이 제주 전지훈련의 소득이라 할 수 있다"고 촌평했다.
그는 지난 9월 취임 기자회견 때도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젊은 선수들이 당면한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 잘 몰랐던 것 같다"며 젊은 선수 발굴과 훈련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오래 전부터 아시안컵을 넘어 내년 여름 열릴 동아시안컵과 러시아월드컵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전지훈련 참가자 명단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의 의중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가 무려 14명이나 됐고 이들 중 대부분이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23세 이하)에서 활약한 선수들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말대로 이날 청백전은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백호팀의 공격수 이정협(23·상주)은 전반 18분 선제골을 터뜨렸고, 막내 권창훈(20·수원)은 좌우를 오가는 활발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크로스로 이정협이 넣은 골의 시발점이 됐다. 또 이번 청백전을 위해 데려온 정기운(22·광운대)은 청용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정기운은 이번 전지훈련 정식 멤버가 아니다. 하지만 그 역시 대학축구리그인 U리그 경기장을 찾아가며 꾸준히 관전한 슈틸리케 감독의 결정으로 불러들인 선수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출을 허락한 구단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K리그 구단과 휴가 중임에도 대표팀에 참여해준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이번 소집은 전혀 예정에 없던 것이다. 그럼에도 구단이 적극적으로 선수 차출에 응했다"면서 "물론 날씨가 오늘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