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56) NC 감독과 양상문(53) LG 감독은 친분히 상당히 깊다. 양 감독은 "김경문 감독님과의 인연이 40년은 됐네"라고 잠시 옛 추억에 잠겼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부산 대연초등학교에서다. 이후 부산 동성중학교에서 다시 만났다. 이후 김경문 감독은 공주고, 양상문 감독은 부산고로 각각 진학했다. 양상문 감독은 "중학교 시절에 처음 안경을 썼는데 당시 안경을 놓고 다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럼 경문이 형이 안경을 챙겨주곤 했다"며 "고등학교 진학 당시에는 '공주고로 오라'고까지 했다"고 밝혔다.
둘은 이후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나누었다. 양 감독은 "학창 시절에도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 안부를 주고 받았다"고 털어놨다. 고려대에서 3년 만에 다시 재회했는데 양 감독은 "선후배보다 형·동생 사이였다"고 털어놨다. 김경문 감독이 먼저 OB(두산 전신)에 입단한 후에는 학교를 방문해 옷과 음식을 사주기도 했단다.
두 사람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적'으로 만난다. 누군가는 환호하고, 누군가는 상실감을 얻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가을잔치에서 만났다는 건 그만큼 1년 간 성적에 따른 보상이고 좋은 지도력을 선보였다는 뜻이다. 양상문 감독은 "물론 감독 경력 및 성과는 김경문 감독님이 훨씬 많다"면서 "같은 운동장에서 땀을 흘린 좋아하고 존경하는 형과 만났다는 건 기쁜 일이다"고 밝혔다. 이어 "가까운 선배와 중요한 경기를 치른다. 기분 좋은 일이면서도 참 냉혹하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