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은 26일 고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4피안타 2실점했다. 불펜투수가 동점을 허용해 '선발 3연승'에는 실패했지만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산은 최근 4경기 연속 선발이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불펜 과부하가 발생했지만 유희관이 긴 이닝을 책임지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완벽에 가까웠다. 유희관은 첫 11타를 연속 범타로 처리해 퍼펙트로 넥센 타선을 틀어막았다. 3-0으로 앞선 4회 2사 후 서건창과 윤석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2사 1,3루 위기에 놓였지만 최근 타격감이 뜨거웠던 허정협을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
유희관은 이닝이 거듭될수록 더 견고해졌다. 5회 채태인-김민석-박정음을 공 5개로 삼자범퇴 처리했고, 6회는 공 13개로 틀어막았다. 넥센 중심타선이 걸린 7회에는 서건창-윤석민-허정협을 공 14개로 노련하게 돌려세웠다. 5~7회까지 아웃카운트 9개를 잡아내는데 필요한 투구수는 32개. 효율성이 높은 피칭이었다.
8회에는 마운드에 오른 유희관은 선두타자 채태인에게 안타, 1사 후 대타 김태완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2루 상황에서 바통을 이용찬에게 넘겼다. 투구수 100개(스트라이크 68개)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불펜 가동을 택했다. 이어 이용찬이 승계주자 2명의 득점을 모두 허용해 실점이 '2점'으로 늘어난 게 유일한 옥의 티였다. 3-2로 앞선 9회 동점만 아니었다면 선발 3연승을 기록할 수 있었다.
유희관의 이날 직구(54개) 최고구속은 시속 131km에 불과했다. 하지만 체인지업(19개)과 슬라이더(19개), 커브(8개)를 적재적소에 섞어 던지면서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특히 시속 114~123km에 형성된 체인지업의 제구가 탁월했다. 전날 17안타를 쏟아냈던 넥센 타선을 하루 만에 잠재웠다. 유희관의 호투가 더욱 빛났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