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은 1일 오전 제주수영경기장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전 남자자유형 일반부 400m에서 3분47초4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딸 때 세웠던 3분48초33을 1초 가까이 앞당겼다. 이번 대회 계영 800m와 자유형 200m에 이은 세 번째 금메달이다.
박태환이 체전을 준비하며 제대로 담금질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박태환은 9월 말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2주 정도 푹 휴식을 취했다. 이후 체전을 대비해 물에 들어가 훈련한 기간이 2주가 채 못 된다. 그나마도 체계적이지 못했다. 서울체고에서 훈련했는데 꼭두 새벽이나 밤 늦은 시간 레인을 배정받았다. 그는 400m 시상식 후 취재진을 만나 "밤 늦게 훈련이 끝나고 다음날 새벽에 또 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1주일에 5일 정도 했다. 완전히 5일제 근무와 비슷했다"고 다소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준비하는 과정은 미흡했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200m도 나쁘지 않은 기록(대회신기록 작성)으로 마무리했다. 400m도 구간별 기록을 보면 아쉬움도 남고 최고기록에 한참 못 미치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차피 체전 후에 푹 쉴 건데 '아시안게임 끝나고 하루라도 더 빨리 물에 들어가서 훈련할 걸'라는 후회도 든다"고 털어놨다.
아시안게임의 부진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이번 체전과 비교해도 당시에는 도저히 박태환답지 않은 기록이 나왔다. 그는 "아시안게임 이야기는 하지 말라니까요"라고 농담하며 손을 내저었다. "그래서 오늘 기록에 좀 더 욕심이 있었다. 대회신기록은 깨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400m는 200m보다 더 훈련량이 뒷받침돼야하는 종목이라 안 됐던 것 같다. 1주일 정도 시간을 갖고 투자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이런아쉬움을 갖고 있어야 더 발전이 있지 않을까"라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박태환은 이날 오후 계영 400m에 이어 11월3일 혼계영 800m에 출전해 5관왕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