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조정·카누 경기를 한국에서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조정과 카누 경기장을 새로 짓는 대신 일본 내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쪽으로 계획을 변경했으나 IOC가 차선책으로 한국 충주 경기장에서 대회를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IOC가 검토하고 있는 장소는 2014년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충주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이다.
19일 대한체육회 측은 "아직 IOC로부터 어떠한 내용도 전달받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은 예산 때문이다. 도쿄도는 올림픽 경기장 건설비용이 기존 69억엔(약 749억원)보다 7배 이상 많은 491억엔(약 5333억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자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쪽으로 계획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8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고이케 도쿄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조정 경기를 충주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흐 위원장은 2014년 12월 총 40개 항목으로 구성된 올림픽 개혁안인 '어젠다 2020'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개혁안에는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올림픽 개최 신청을 철회하는 사태를 막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열기 위한 차원에서 개최국 밖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조정·카누 경기의 분산 개최 논의 역시 이 개혁안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올림픽 본선 일정은 개최국 안에서 소화하는 원칙이 고수돼 왔다. 다만 지난 1956 멜버른올림픽은 호주의 검역문제로 승마에 사용할 말 반입이 어려워지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승마 종목을 따로 진행한 사례가 있다. 올림픽 본선 일정이 분산 개최된 유일한 대회였다.
대한체육회 측은 "한 때 IOC가 평창동계올림픽 분산 개최 방안을 논의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도쿄올림픽의 비용 문제가 불거지자 분산 개최가 거론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IOC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으면 절차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