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의 FA 선수들이 외부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쩐의 전쟁' 2라운드도 막이 올랐다. 각 구단들도 전력보강을 위해 FA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관심이 가는 건 지금까지 외부 FA와 인연이 없던 두산이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27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선수들을 만나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전까지 FA에 가장 인색했던 팀으로 꼽히곤 했다. 두산이 1999년 FA 제도 도입 후 외부 FA로 영입한 선수는 2010년 말 일본에서 두 시즌을 뛰고 돌아온 좌완 이혜천(NC)과 지난 2012년 당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던 홍성흔 뿐이다. 하지만 이혜천과 홍성흔은 각각 일본 진출과 롯데 이적 전까지 모두 두산에서 데뷔해 줄곧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완전한 외부 선수'로 보긴 어려웠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이종욱과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 등 내부 FA 등을 줄줄이 놓치면서 FA 시장에서 늘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두산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형 신임 감독은 사령탑에 오른 후 구단에 FA를 잡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무엇보다 마운드 고민이 크다. 확실한 선발 카드와 마무리가 없다. 외국인 투수 니퍼트·마야와 재계약 방침을 세웠지만 아직 도장을 찍진 못했다. 국내 투수 중에서는 유희관 만이 올 시즌 제 몫을 해줬다. 올해 마무리 투수를 맡았던 이용찬은 다음달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무엇보다 팀의 마무리 투수가 없는 부분이 걱정이다"며 "아직 외국인 선수나 FA 계약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다 정리가 돼야 (전력의)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산이 FA 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부분도 투수 쪽이다. 현재 시장에는 장원준과 배영수, 송은범, 권혁, 김사율, 이재영 등의 투수들이 나와있다. 장원준은 롯데가 제안한 88억을 거부했다. 원소속 팀인 삼성과 도장을 찍은 투수 윤성환과 안지만은 계약기간 4년에 각각 80억과 65억에 도장을 찍었다. 두산 관계자는 "감독님이 프런트에 투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한 상황이다. 그런데 금액이 너무 높다"며 입맛을 다셨다. 이어 "팀은 10개 됐지만, 좋은 선수는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선수들의 몸 값은 자꾸만 올라간다"고 말했다. FA들의 치솟는 가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팀의 전력보강을 위해서는 시장을 모른 척 할 수가 없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둔 두산은 올 시즌 내내 마운드 부진으로 고전했고, 결국 시즌을 6위로 마감했다. 내년에는 반드시 성적으로 만회해야 한다는 구단의 의지도 있다. 뚜렷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FA 시장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두산 관계자는 "감독님이 어제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아직 대화를 나누지 못한 상태다. 감독과 (FA 영입에 대해) 최종적으로 대화를 나눈 뒤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