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북한 여자축구 역시 우승후보 '베트남 5-0 대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북한 여자축구는 역시 강했다.
북한은 16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C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베트남을 5-0으로 눌렀다. 김윤미가 2골을 넣었고 김은주와 리예경, 정유리가 1골씩 보탰다.
교인들과 함께 응원을 온 인천순복음교회 김영신(53)씨는 "북한의 뛰어난 실력에 놀랐다"며 "뒷모습만 보고 북한은 남자선수들인 줄 알았다. 북한에 비하면 베트남 선수들은 중학생처럼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그랬다. 북한은 김은주, 김윤미, 김은하 등 공수에 걸쳐 172cm가 넘는 장신을 3명이나 보유했다. 반면 베트남은 대부분이 160~165cm였다. 개인기량이나 조직력도 북한이 몇 수 위였다.
북한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로 베트남(33위)보다 한참 높다. 북한은 작년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했고 같은 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4강에 올랐다. 아시안게임과 인연도 깊다.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했다. 북한은 동아시안컵 득점왕의 주인공 허은별을 이날 선발 명단에서 뺄 정도로 스쿼드가 탄탄하다.
북한은 초반부터 맹공을 펼쳤다.
김윤미가 선봉에 섰다. 김윤미는 전반 4분 라은심의 크로스를 받아 가볍게 왼발 슛을 성공했다. 5분 뒤에는 점프 헤딩 슛으로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전반 20분에는 김은주가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차 넣으며 점수 차를 벌렸다. 전반 40분 라은심이 베트남 골문 오른쪽 골라인을 절묘하게 파고들어 내준 패스를 리예경이 가볍게 밀어 넣어 네 번째 골을 만들었다. 작년 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 주목받은 라은심은 이날 득점은 못 올렸지만 뛰어난 기술을 선보이며 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딱 한 번 베트남의 기가 살아난 적이 있었다. 전반 26분 라은심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김은주가 강하게 찼지만 베트남 골키퍼에 막혔다. 이어 튀어나온 볼을 재차 김은주가 슛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왔다. 이날 경기장을 찾아 압도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90분 내내 열띤 응원을 펼치던 베트남 관중들이 가장 환호한 순간이었다. 베트남은 고무된 듯 곧바로 빠른 역습을 시도했지만 북한 수비에 막혀 고개를 숙였다.
후반에도 계속 공격을 주도하던 북한은 후반 38분 정유리가 자신이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해 스코어를 5-0으로 만들었다. 베트남은 이렇다할 슛 한 번 날려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북한은 20일 같은 장소에서 홍콩와 2차전을 치른다.
인천=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