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은 최근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불펜 전향을 고려했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등판한 10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6.40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KBO리그 3년 차, 2년(2019~20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투수지만, 개막 초반부터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현재 KT 불펜진은 유일한 약점이다. 선발 투수와 셋업맨 주권, 마무리 투수 김재윤 사이를 이어줄 투수가 마땅치 않다. 쿠에바스는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구원 투수로 투입된 바 있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의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선수는 마뜩잖은 반응이었던 모양새다. 23일 수원 KIA전을 앞둔 이 감독은 "일단 잠시 유보한다"라고 전했다.
첫 번째 이유는 내주 경기 일정. 30일 잠실 LG전이 더블헤더로 치러진다. 선발 투수 1명이 더 필요한 상황. 아무리 컨디션이 안 좋아도,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6인 로테이션을 꾸리긴 어렵다.
불펜 가세 전력이 있는 점도 고려했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이 군 복무(상무 야구단) 마치고 7월 7일에 합류할 수 있다. '전' 마무리 투수 이대은도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가 흔쾌히 (불펜 투수 전환을) 받아들였다면 나도 선택이 조금 편했을 것이다. 일단 고민하는 느낌"이라며 "가세할 불펜 투수가 있고 선발로 들어가야 할 순번도 있기 때문에 쿠에바스의 불펜 전환은 당분간 유보다"라고 전했다.
쿠에바스의 대체 선발로 기대받던 심재민도 일단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상황에 따라 다른 보직이 주어질 전망이다. 엄상백 등 지원군이 1군에 적응할 때까지 지켜보면 대략 7월 셋째 주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그사이 쿠에바스의 선발 등판 투구 내용을 지켜본 뒤 개선할 조짐이 없으면 다시 선수에게 불펜 전환을 제의할 생각이다.
한편 KT는 KIA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을 통해 4연승을 노린다. 조용호(좌익수)-김민혁(지명타자)-강백호(1루수)-황재균(3루수)-배정대(중견수)-천성호(2루수)김태훈(우익수)-허도환(포수)-심우준(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이 상대 선발로 나서기 때문에 좌타자 천성호를 선발로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