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LG 감독의 위기 탈출용 필살기, ‘내야 소집’



추격을 허락할 수 있는 위기의 순간. 그라운드로 나온 감독은 마운드에 올라 투·포수는 물론 내야수를 모두 불러모았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양상문 LG 감독이 위기 상황을 탈출하는 필살기였다.

LG는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NC와 가진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8-1로 앞선 5회 선발 류제국이 선두 타자 모창민의 머리에 공을 맞혀(헤드샷) 퇴장을 당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불펜에 있던 왼손 윤지웅이 부랴부랴 준비를 한 뒤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몸이 덜 풀린 윤지웅은 손시헌에게 중전 안타를 내줘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7점 차 넉넉한 리드 상황이었지만, 변수가 많은 단기전인 만큼 흐름을 끊을 필요가 있었다. 양 감독은 그라운드로 뚜벅뚜벅 걸어나왔다. 최수원 구심이 투수 교체 의사를 묻자 손을 가로 저었다. 그리고 1루수 정성훈에게 마운드로 오라는 손짓을 했다. 정성훈은 물론 2루수 김용의와 3루수 손주인, 유격수 오지환까지 내야수가 모두 마운드에 모였다.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그는 선수들에게 "욕심부리지 말라"고 했다 "상대가 추격하는 분위기여서 내야진이 흔들릴 수 있었다. 그럴때 자기도 모르게 무리한 수비로 아웃카운트를 잡으려 할 수 있다. 점수 차이가 있으니 땅볼이 나오면 더블 플레이에 대한 욕심을 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지웅에게는 "야수들을 믿고 던져라. 땅볼 유도를 해주면 더욱 좋다"고 격려했다.

양상문 감독의 ‘내야 소집’은 정규시즌에도 종종 보이던 모습이었다. 사진은 양상문 감독이 지난 8월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6회말 넥센 대타 유한준 타석때 야수들을 마운드에 불러모으는 모습. 사진취재=정시종 기자
양상문 감독의 ‘내야 소집’은 정규시즌에도 종종 보이던 모습이었다. 사진은 양상문 감독이 지난 8월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6회말 넥센 대타 유한준 타석때 야수들을 마운드에 불러모으는 모습.

사진취재=정시종 기자


양 감독의 격려는 통했다. 윤지웅은 후속 타자 김태군과 박민우를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종호에게 1타점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자신의 몫은 충분히 했다. 양 감독은 이어 신재웅을 구원 등판시켰다. 신재웅은 이종욱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양 감독은 마운드에 올라가 시간을 끌면서 신재웅이 충분히 몸을 풀 시간을 벌어줬다. 선수들을 격려한 것은 물론 다음 투수의 준비까지 생각한 전략이었다.

양 감독이 마운드에서 야수들은 소집한 건 정규 시즌에도 종종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지난 8월19일 목동 넥센전에서 6-5로 앞선 6회 2사 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내야수를 불러모았다. 그 자리에서 위기 탈출의 해결책을 확실히 전달했다. 올 시즌 양 감독의 마운드 방문은 위기 탈출의 원동력이었다.


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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