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t의 역습’ 20인 외 특별지명, KIA의 또 다른 고비
KIA는 정규시즌이 끝나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한다. 감독 재계약에 이어 20인 보호명단까지 고민해야 한다. 하필 선수를 데려 갈 신생구단 kt의 수장이 2011년까지 KIA를 이끌었던 조범현(54) 감독이라 부담이 더하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각 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kt의 20인 특별지명에 앞서 보호선수 20명의 이름을 제출한다. 기존 9개 구단은 각 구단 선수 중 20명을 보호할 수 있고, kt는 20명을 제외한 선수 중 원하는 선수를 지명해 영입할 수 있다. kt는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내년시즌부터 정규시즌에 나서는 kt는 주전 선수는 아닐지라도 즉시전력감을 특별지명을 통해 영입해야 한다. NC는 김종호·모창민·김태군·조영훈·고창성를 수혈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특급 선수는 아니어도 바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베테랑' 수급이 시급하다.
KIA는 내줄 선수가 없다. KIA는 이번 시즌 후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팀 내 유일한 두자리 수 승리(16승)를 챙긴 양현종이 해외진출을 원하고 있다. 내야와 타선의 핵심인 안치홍과 김선빈은 군 입대를 결정했다.
반면 내주기에는 아까운 선수가 많다. 예비 FA(프리에이전트) 송은범과 차일목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시즌 중반 SK에서 이적한 송은범은 한 차례 FA를 미뤘다. 이번시즌 27경기에서 4승8패, 평균자책점 7.32에 그쳤다. 이미 야구계에는 수원이 홈인 kt가 송은범의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주전 포수 차일목은 의욕적으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팀 안방 장악에 실패했다. 94경기에서 나서 타율 0.189, 94안타에 그쳤다. 낮은 도루저지율도 약점으로 꼽힌다.
'빅초이'도 고민거리다. 최희섭은 지난해 9월27일 왼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았다. 이후 퇴원 후 함평의 2군 전용구장에서 재활에 몰두했다. 통증도 없고 완치가 됐지만 정규시즌에는 나서지 않았다. KIA 관계자는 "산을 타면서 나름대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희섭은 팀의 주포다. 2009년에는 타율 0.308, 33홈런 100타점을 올리며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중심타선이 약한 KIA로서는 빅초이의 한방이 그립다.
부상 후 수술과 재활을 거듭한 투수들도 있다. 한기주는 2008년 이후 손가락과 팔꿈치, 어깨 회전근과 연골 수술 등을 받았다. 서울에 머물며 재활에 매진했고, 결과도 나쁘지 않은 상태다. 선동열(51) KIA 감독은 "스프링캠프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월 군제대 후 또 한번 무릎 수술을 받은 곽정철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차례 수술을 거쳤기 때문에 보호명단을 짜는 KIA의 고민이 깊어만 간다.
공교롭게도 차일목, 최희섭, 곽정철, 한기주는 모두 조범현 감독과 2009년 우승 추억을 공유한 선수들이다. 양쪽 모두 좋은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20인 외 특별지명을 내심 기다릴 수 있다.
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