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신태용은 첫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성남 일화(현 성남 FC) 레전드로 활약한 그가 2009년 성남의 수장에 올랐다.
성남 감독으로 가장 먼저 한 일은 '개혁의 칼'을 휘두른 것이다. 타깃은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2008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 K리로 복귀했고, '명가' 성남의 유니폼을 입었다.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이동국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2008시즌 13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자 2009시즌을 앞둔 성남은 이동국과 함께 갈 수 없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성남이 투자를 큰 폭으로 줄이기 시작했던 시기로 이동국의 높은 몸값을 감당할 수도 없었다. 구단의 입장과 함께 신 감독 스스로도 젊은 팀을 꾸리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이 때문에 그는 미련 없이 이동국을 방출시켰다. 성남을 떠난 이동국은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5년 뒤 신 감독과 이동국의 인연은 '가연'으로 바뀌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참패 뒤 처음 열린 A매치 지휘봉을 신 감독이 잡았다. 베네수엘라(9월 5일)와 우루과이(8일)로 이어지는 2연전이었다. 대표팀 코치 신분이었지만 울리 슈틸리케(63) 감독이 부임하기 전이라 신 감독이 감독대행 역할을 수행했다. 브라질월드컵에 절망한 축구팬들에게 희망을 안겨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신 감독은 이동국을 전격 발탁했다. 그리고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전시켰다. 둘의 궁합은 잘 맞았다. 이동국은 베네수엘라전에서 2골을 작렬시키며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축구팬들은 신 감독과 이동국이 이끈 승리에 환호했다.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며 지지를 보냈다.
3년 뒤 다시 인연을 맺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7년 신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 됐다. 이동국은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기회 앞에 섰다. 월드컵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일전이 다가오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8월 31일)과 10차전 우즈베키스탄(9월 6일)으로 이어지는 2연전이다.
신 감독은 "나이는 상관없다.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이동국도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보란 듯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동국의 발탁 여부에 축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