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에 유일한 아마추어 홍성무(21·동의대)가 마운드의 활력소 등장을 예고했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하는 긴장과 설렘을 즐기면서도, 기회를 성장의 발판으로 만들려는 당찬 의지가 돋보였다.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은 18일 잠실구장에서 LG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이미 유료 관중 입장과 방송 중계 예정 등 관심이 커진 가운데 홍성무는 이 경기에서 '깜짝'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그의 실전 투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려는 류중일(51) 대표팀 감독의 의중이다. 이 경기에서 보여주는 투구 내용에 따라 홍성무의 보직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류 감독은 "기존 불펜진보다 구위가 좋으면 필승조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기대 이하라면 약체팀을 상대로 등판할 확률이 높다.
선발 등판이 낙점된 뒤 홍성무는 "불펜 투수로 1~2이닝 정도 던질 수는 있다고 생각했지만 선발은 전혀 의외였다"며 "2~3이닝을 동안 40개 정도 공을 던지게 될 예정인데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긴장을 하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야할 것 같다. 물론 그만큼 설렘도 생긴다"고 말했다.
사실 홍성무의 마음엔 지난 16일 열린 훈련 첫날부터 긴장과 설렘이 공존했다. 그는 "원래 운동하면서 긴장을 별로 안 하는 편이 관심을 많이 받다 보니까 역시 다르더라"며 "김광현 선배님과 캐치볼을 하는데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 전했다. 적당한 긴장감은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 원래부터 긴장감을 즐기는 편이라는 홍성무다. 그는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니까 집중력이 커지더라. 실수를 한 개도 하지 않았다. 칭찬까지 들어 자신감도 생기더라"며 웃었다.
훈련에서는 팀의 막내,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로서의 풋풋함이 엿보인다. 그러나 마운드 위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기세가 당차다. 홍성무는 "지금까지 꾸준히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결코 다른 선배들에 비해 몸 상태에서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프로와 아마추어 간에 스트라이크 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 부분만 적응한다면 충분히 잘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로서의 자각도 뚜렷했다. 배움을 얻고자 하는 만큼이나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홍성무는 "당연히 최고의 투수들이 배우고 싶은 것이 많다. 그러나 꼭 아마추어 선수라고 해서 약팀과의 경기에만 등판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대표팀의 일원 중 한 명으로 뽑혔고, 자신도 있기 때문에 어떤 경기에서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홍성무는 대표팀 선수들 중 가장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그의 발탁은 의외는 아니었다. 동의대 출신 우완투수인 그는 150km대 빠른 공과 140km대 고속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그리고 지난 6월 10구단 kt에 2015년 신인 우선 지명을 받으며 올해 최고 신인 중 한 명임을 증명했고, 대표팀에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홍성무는 "나에겐 모든 등판이 기회다. 내년 시즌 프로 무대에 올라갔을 때 큰 재산이 되어 돌아올 것 같다. 좋은 모습으로 대회를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