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6으로 신승을 거뒀다.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가 호투를 했고 '만루 사나이' 이범호가 우승에 다가서는 만루 홈런을 때려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불펜진이 두산의 거센 추격을 막아냈다. 양현종은 9회 등판해 세이브를 거뒀다.
1패 뒤 4연승을 거두며 '단군 매치'의 최종 승리팀이 됐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우승이다. 구단 역대 한국시리즈 11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린 두산은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를 극복하지 못했다.
KIA 타선은 꾸준히 상대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흔들었다. 1회는 선두 타자 이명기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희생번트로 2루를 밟았다. 로저 버나디나의 내야 안타로 1·3루를 만들었다. 주루가 아쉬웠다. 더블스틸을 시도했지만 두산 포수 양의지가 페이크 동작을 한 뒤 홈으로 쇄도하던 이명기의 런다운을 이끌었다. 주자는 아웃됐고 최형우마저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도 선두타자 안타와 2사 뒤 볼넷으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김선빈이 삼진을 당했다.
아쉬움은 3회 공격에서 모두 털어냈다. 1사 뒤 이명기가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다시 희생번트에 힘입어 2루를 밟았다. 버나디나가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이날 경기 선취점을 올렸다. 후속 최형우도 좌전 안타를 치며 1·3루를 만들었고 나지완은 몸에 맞는 공을 얻어냈다. 만루에서 안치홍은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전화위복이 됐다. '그'가 기달리고 있었다. KBO리그 통산 최다 만루 홈런(15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범호가 니퍼트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월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KIA가 5-0으로 앞서갔다. 우승 문턱에 다가섰다.
타선이 넉넉한 지원을 했다. 헥터도 힘을 냈다. 5회까지 무실점을 이어갔다. 위기도 있었다. 5회 양의지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맞았다. 후속 타자 류지혁에게 1루 땅볼을 유도해 더블아웃을 잡아냈지만 민병헌과 오재원에게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다시 흔들렸다. 하지만 강세를 유지한 타자는 확실히 잡았다. 앞선 두 번 승부에서 뜬공과 삼진을 잡은 박건우를 다시 한 번 범타로 돌려세웠다.
KIA는 6회 추가 2득점을 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민식이 좌익 선상 2루타를 쳤다. 후속 김선빈의 빗맞은 타구도 좌측 외야로 빠져나가며 안타가 됐다. 주자가 홈을 밟았다. 니퍼트가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원투수 함덕주의 폭투 때 2루를 밟은 김선빈도 이명기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두산은 야수와 포수의 포구가 모두 아쉬웠다. KIA의 7-0 리드 '승부의 추'가 완전히 기울었다.
고비도 있었다. 7회 헥터가 급격하게 무너졌다. 선두타자 양의지부터 연속 4안타를 맞고 2실점을 했다. 앞선 세 번 승부에서 모두 범타를 유도한 박건우에게 사구까지 내줬다. 이 상화에서 KIA는 교체를 선택했다. 마운드에 오른 좌완 심동섭이 김재환을 삼진 처리했지만 후속 오재일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닉 에반스의 타석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세현도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2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진 최주환은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그사이 오재일이 홈을 밟았다. 1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지켜냈다. 버텨냈다. 김세현은 8회 선두타자 국해성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KIA가 김윤동 카드를 꺼내 들었다. 통했다. 민병헌을 삼진으로 잡은 김윤동은 후속 타자 오재원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건우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선발투수 양현종까지 내세웠다. 7-6, 1점 차 앞선 상황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6차전을 염두에 뒀다면 하지 못했을 선택이다. 그리고 양현종이 KIA의 우승 순간을 마운드 위에서 만끽했다. 실점 없이 리드를 지켜내며 세이브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