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새판 짜자①] "대행사 필요 없다" 일본, 구단과 방송사가 직접 협상하는 이유



중계 권리= 돈, 그 이상의 것

따라서 퍼시픽리그 구단들에는 차라리 대행사가 중계권을 통합해 일정 수익을 남겨 주는 편이 이득일 수 있다. 스나가와 그룹장도 "전체적인 팬들 입장에선 균형적 발전을 위해 (퍼시픽리그가) 중계권을 모두 합쳐서 분배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면서 "직접 협상에도 장단점은 있다"고 인정했다. "직접 협상은 구단과 방송사가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서로의 방향성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서 "다만 오래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서로를 지나치게 잘 알기 때문에 긴장감이 사라지고 매너리즘이 생긴다. 구단 입장에선 금액을 쉽게 올리지 못하고 오히려 깎일 가능성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본 프로야구는 비인기 구단 역시 대행사 없는 직접 협상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요코타 상무는 "대행사가 들어오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했다. 이 역시 이유가 있었다. "사실 에이전트사가 있으면 영업 담당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협상으로 골머리를 앓을 필요도 없어서 편하다"면서 "프로야구에 '팬'이라는 중요한 존재가 있고, 모두가 팬의 입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프로야구에 대행사가 들어와 오로지 '돈'으로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것은 일본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단과 방송사가 중계권을 계약할 때, 단순히 '돈'과 '권리'를 주고받는 것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팬을 위해 어떤 방송을 하면 좋을지 구단과 방송사가 직접 상의해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며 "반면 에이전트사가 들어오면 방송은 방송사대로, 구단은 구단대로 따로 일하게 된다. 구단과 방송사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팬을 위한 중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구단들 입장도 마찬가지다. 스나가와 그룹장은 "지금은 구단과 방송사가 직접 협상하는 편이 나은 시대가 됐다고 본다"며 "2008년 무렵에는 리먼 쇼크(미국발 국제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방송사들이 중계권료를 비싸게 내려 하지 않았다. 지금은 반대로 중계권료가 오르기 시작한 시점이라 구단 수익에 (직접 협상이)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 "우리 오릭스를 포함한 모든 구단이 각자 나름대로 수익을 창출하려 애쓰고 있다"며 "이젠 예전처럼 요미우리가 인기를 독점하는 게 아니라 각 지역에서 각자의 연고팀을 응원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팬을 더 많이 만들고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사카=스포츠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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