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국(34·LG)이 선발 5연승을 거뒀다. 2013년 KBO리그 데뷔 후 자신의 한 달 최다승을 경신하기도 했다.  
 
류제국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LG 마운드는 전날 경기에서 팀홈런 SK 타선에 8점을 내줬다. 최정-김동엽-한동민 거포 라인이 모두 홈런을 때려냈다. 좋은 감각이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미묘하게 움직임이 있는 류제국의 투심 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팀 타선이 9점을 지원했다. LG는 9-0으로 승리했다. 류제국의 시즌 5승도 확정됐다.
 
류제국은 1회초, 가볍게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선두 타자 노수광을 2루 땅볼, 후속 정진기를 좌익수 뜬공, 3번 타자 최정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2회 선두 타자 김동엽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상대의 주루 미스를 틈타 직접 누상에서 주자를 잡아냈다. 후속 한동민과 이재원도 범타 처리했다.
 
3회에도 피안타는 없었다. 2사 후 박승욱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노수광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SK 타자들은 홈플레이트 구석에서 움직임을 더하는 류제국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범타만큼이나 지켜보고 스트라이크를 내주는 공이 많았다. 4회 2사 후 나선 김동엽이 대표적이다. 투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류제국의 공은 바깥쪽 볼 코스에서 마지막 순간에 홈플레이트 끝에 걸쳐 들어갔다. 구심의 판정은 스트라이크였다. 김동엽은 한동안 타석을 떠나지 못했다. 볼 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첫 위기는 5회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점은 없었다. 1사 후 이재원에게 우전 안타,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주며 1, 2루에 놓였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김성현과 박승욱, 8-9번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성현은 배트도 내지 못했다. 박승욱은 존 안 바깥쪽(좌타자 기준)에서 존 밖 바깥쪽으로 흐르는 투심 패스트볼에 다시 배트를 헛돌렸다.
 
6회에도 SK 1-3번 타자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6회 공격에서 LG가 추가 4득점을 하며 점수 차를 9점으로 벌리자 7회 수비 시작과 함께 정찬헌으로 교체돼 이날 임무를 마쳤다. LG 불펜진은 남은 3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류제국은 이 경기 전까지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도 최근 가장 화력이 거센 상대 타선을 잘 막아내며 승수를 챙겼다.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승리였다. 4월에만 5승을 거뒀다. 개인 한 달 최다승이다. '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리기 시작한 2013년 9월과 지난해 9월에 거둔 4승이 종전 최다 기록이다. 남은 4월 동안은 로테이션이 돌아오지 않는다. 4월 전승이다. 5승은 유독 승운이 없던 지난 2015년, 시즌 승수(4승)보다 많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2.79)도 준수하다. 외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가 없는 상황에서 LG의 주장 그리고 선발 한 축으로서 더없이 완벽한 역할을 해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