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의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가 지난 28일 확정됐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53) 삼성 감독을 비롯해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과 김병일, 김재박, 이순철, 차명석 기술위원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총 24명의 멤버가 결정됐다. 마해영(44) 베이스볼긱 위원이 이번 대표팀 선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세대교체다. 병역미필 선수가 13명이나 포함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번에 뽑힌 선수들은 앞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이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이 다수 선발된 점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패기와 동기부여 차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다소 걱정되는 점은 베테랑 선수의 부재다. 리더가 안 보인다. 예전에는 이승엽(삼성)이 빠지면 이대호(소프트뱅크) 혹은 김태균(한화), 이진영(LG), 정근우(한화) 등 나름대로 대표팀 생활을 오래한 선수들이 꼭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없다. 국제 대회에선 소속원들의 컨디션 조절이나 팀 분위기를 이끌 선수가 필요한데 다소 걱정된다. 실력이 떨어진다기보다는 큰 경기 경험 부족이 염려된다.
여느 국제 대회 때와 달리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는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참가했는데 이번에는 전혀 없다. 종전에는 대표팀이 'A와 B'급 선수들로 구성됐다면, 이번에는 'A와 C'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류중일 감독이 선수 선발 과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명단을 보면 팀별 분배에 상당히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SK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팀에서 군 미필 선수인 차우찬·김상수(이상 삼성), 한현희·김민성(이상 넥센), 이재학·나성범(이상 NC), 황재균·손아섭(이상 롯데), 오재원(두산) 나지완(KIA) 유원상(LG) 이태양(한화)이 고르게 선발됐다. 어찌 보면 베스트 라인업은 실력으로 가되, 백업은 군 미필자 위주로 뽑은 측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과연 류중일 감독이 원하는 대로 선수를 뽑을 수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
대표팀 명단은 이미 확정됐다. 어린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풍부한 경험을 쌓는다면 앞으로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표팀은 향후 국제 대회의 준비환경을 마련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거둬 모두 웃으며 돌아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