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한신과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가 묘하게 닮아있다. 마치 같은 시대에 벌어진 '평행이론'처럼 보인다.
오래도 기다렸다. 한신과 캔자스시티가 올해 지난 1985년 이후 29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한신은 팀 창단 이래 1985년 재팬시리즈(JS) 우승이 유일하다. 그동안 한신은 준우승만 총 4번하며, 매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다. 지난 2005년도 마찬가지였다. 절치부심으로 나섰던 그해 JS에서 이승엽(당시 지바롯데)을 막지 못하면서 한신은 또 다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이후 한신은 9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같은 한국인인 오승환의 힘을 빌여 다시금 JS 정상 탈환을 노리게 됐다.
캔자스시티는 한신보다 더 암울하다. 캔자스시티는 지난 1985년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이후 계속해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월드시리즈 문턱도 밟지 못하는 암흑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그 부진이 30년을 넘기지 않고, 2014년에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특이한 것은 두 팀 모두 올 시즌 1위가 아닌 2위로 시즌을 마감해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는 점이다. 한신은 선두 요미우리에 7경기차 뒤진 센트럴리그 2위를 차지했다. 가을이 되자, 한신의 힘은 막강했다. 한신은 클라이맥스시리즈 센트럴리그에서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의 퍼스트스테이지를 1승1무로 패스했다. 정규시즌에서 크게 뒤진 요미우리 자이언츠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한신은 요미우리와의 파이널스테이지를 4전 전승으로 끝냈다.
캔자스시티도 상승세를 탄 것은 마찬가지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를 2위로 마감한 캔자스시티는 캔자스시티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연장 접전 끝에 9-8로 꺾었다. 디비전시리즈에서는 LA 에인절스에 3전 전승을 거뒀으며,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4전 전승으로 격파하며 메이저리그 단일 포스트시즌 사상 최다 연승 기록을 세웠다.
두 팀 모두 듬직한 마무리 투수의 활약이 돋보인다. 오승환이 버티고 있는 한신의 뒷문은 난공불락이다. 정규시즌에서 39세이브·평균자책점 1.76을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를 차지한 그는 클라이막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와 파이널스테이지 6경기에 모두 등판해 4세이브·평균자책점 2.16으로 기록했다. 이는 CS 역대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수립으로, 오승환은 시리즈 MVP를 거머쥐었다.
캔자스시티에는 그렉 홀랜드라는 듬직한 마무리가 있다. 올 시즌 65경기에 등판해 1승3패 46세이브·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한 홀랜드는 포스트시즌에서도 8경기에 등판해 6세이브·평균자책점 1.13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오는 25일 시리즈가 개막하는 한신과 달리 캔자스시티는 이미 샌프란시스코와 월드시리즈 1·2차전에서 1승1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3차전은 재팬시리즈 개막일과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