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요섭(23·비전오토모빌)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서요섭은 16일 경기도 용인의 88C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13언더파로 2위에 2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서요섭은 불과 2주 전만 해도 무명 선수였다. 2016 코리안투어에 데뷔했지만 '톱10' 한 차례가 최고 성적이었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서요섭은 달라졌다. 의류후원사가 주최한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결승까지 진출한 뒤 이형준(27·웰컴저축은행)과 연장 세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혈전 끝에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단단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 장타로 눈도장을 받았다.
서요섭의 돌풍은 이번 주에도 이어졌다. 3라운드까지 선두 홍순상(38)에 4타 차 공동 4위에 오른 서요섭은 최종일에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플레이를 했다. 첫 홀부터 버디를 잡으면서 나갔고, 전반 9홀에만 4타를 줄였다. 장타에 정교한 아이언샷 그리고 퍼트감까지 뒷받침되면서 공동 선두로 올라서는 플레이를 펼쳤다.
서요섭의 폭발적 플레이는 후반에도 이어졌다. 10번홀에서 티샷이 왼쪽 언덕 러프에 떨어져 3온, 2퍼트로 보기를 했지만 11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20cm에 붙이는 버디로 만회했다.
서요섭이 신들린 플레이를 펼치는 사이 선두로 출발한 홍순상은 11번홀까지 지루한 파플레이를 하다가 12·13번홀 연속 보기로 선두를 내줬다. 홍순상은 최종일에 버디 없이 보기만 3개를 범하면서 최종 합계 9언더파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홍순상의 부진으로 2타 차 선두로 나선 서요섭은 어려운 17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3m에 붙인 뒤 버디를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반 서요섭의 추격자는 홍순상이 아닌 생애 첫 승에 도전한 투어 3년 차 정한밀(28·삼육)이었다. 정한밀은 17번홀까지 3타를 줄여 서요섭을 1타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마지막 홀 티샷 실수로 보기가 나오면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공동 2위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낸 데 만족해야 했다.
서요섭은 경기를 마친 뒤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의 사인 공세를 받으면서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서요섭은 "오늘은 열심히 치고 절대 성적을 보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래서 끝까지 스코어보드를 보지 않고 경기했는데, 마지막 홀을 홀아웃하고 보니 결과가 좋았다. 마치 꿈꾸는 것 같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 같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은 2억4000만원.
지난해 한·중·일 투어를 아우르는 투어를 표방하며 창설된 이번 대회는 올해 9개국, 144명의 선수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더 글로벌한 투어로 거듭났다. '서요섭'이라는 '새로운 스타 탄생'과 함께 최종일에는 '국민 디바' 인순이의 골프장 미니 콘서트가 열려 풍성한 볼거리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