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클로젯(김광빈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남길은 3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후반부 퇴마신은 원맨쇼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혼자 연기했다"는 말에 "누가 있으면 주거니 받거니 했을 텐데 그럴 수 없어 고민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김남길은 "처음엔 어떤 설정들이 없다 보니까 북치는 템포를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다. 과하게 연기하게 되더라. 몰입하면서 계속 북치고 주문을 중얼중얼거리니까 스태프들이 '괜찮냐. 신들린 줄 알았다'고 하기도 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양한 오컬트 작품들과 차별성을 두고 싶었다는 김남길은 "귀신이나 악마 등 초자연적인 현상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사람에 대한 원인을 갖고 해결할 수 있게끔, '보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만큼만 연기 했다"며 "북치는 강도가 처음엔 7~8 정도였다면 최종 버전은 4~5 정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남길은 "미신 같은 것을 난 믿는 편이었다. 실제로 가끔 오싹할 때가 있다. 엘레베이터 혼자 타기 무서울 땐 크게 노래 부르면서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기도 했고, 그러다 나는 노래를 멈췄는데 울림 때문에 노래가 계속 울리면 혼자 소름끼쳐 하기도 했다. 책상에 앉아 있을 때 누가 발을 만지지 않을까, 머리가 가려우면 귀신이 위에서 간지럽히는 것이다 등 여러 이야기들을 믿었다"고 고백했다.
"그런 분들이 귀신은 잘 못 보더라"고 하자 김남길은 "맞다. 한번도 못 봤다. 그 흔하다는 가위도 눌려본 적 없다. 머리만 닿으면 기절하는 스타일이라. 공포 영화를 찍을 때 귀신을 보면 흥행이 잘된다고 하길래 어떻게든 한번 보고 싶었는데 못 봤다. 가끔 '뭐가 있었지!' 일부러 하긴 했는데 못 봤다. 쎄한 느낌만 여러 번 들었다"고 토로해 또 한 번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번 영화에서 김남길은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의문의 남자 경훈 역할을 맡아 실제 성격과는 같은 듯 다른 캐릭터 설정을 통해 유쾌함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색다른 면모를 뽐낸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말과 허당미 느껴지는 행동들로 혼란을 자아내지만, 본격 추적을 시작하면서 웃음기를 걷어내고 강렬한 아우라를 풍긴다.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내달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