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자카파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친구'다.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을 주고 위로가 되는 친구처럼 슬픔을 나누고 기쁨을 더하는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가사와 감미로운 보컬이 이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지난달 치러진 제31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음원대상 본상을 수상 하면서 멤버 조현아는 "우리 상 처음 받아봐요"라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끝나고 소속사 식구들과 모여 조촐한 뒤풀이로 첫 트로피를 자축하기도 했다. 발표하는 앨범마다 감성적인 멜로디와 가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어반자카파는 지난해 '널 사랑하지 않아'로 차트를 휩쓸었다. 발표한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멤버들은 수상소감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긴장 반, 설렘 반의 순간을 회상했다. 그러다 시상식 의상 이야기로 이어졌고 다이어트와 술안주까지 폭넓은 주제가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인터뷰 중이라는 걸 잊은 듯 수다는 솔직하고 과감하면서도 흥미로웠다. 칭찬과 디스를 오가다가도 좋아하는 노래가 나올 땐 보컬 그룹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영화 '라라랜드' OST를 따라 흥얼거리는 화음에 뜻밖의 귀호강까지 할 수 있었다.

여과없는 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어반자카파가 친구사이로 맺어진 그룹이기 때문이다. 권순일·박용인·조현아는 중고생 시절 처음 만나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함께하고 있다.  순대(권순일), 용자(박용인), 선생님(조현아).  서로의 별명을 부르며 편하게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조현아(이하 현아) "한 병반 정도 마셔요. (멤버들 반발에) 그 정도 먹으면 딱 좋다고."

박용인(이하 용인) "평균 두 병반에서 세 병반까지 먹는 것 같아요."

권순일(이하 순일) "4~5병은 먹죠. 천천히 먹으면 9병까지 마셔봤어요. 현아도 있었는데 다른 친구랑 셋이 24병을 먹었죠."
 
-주로 세 분이 뭉치시나요.

현아 "그럼요. 너무 자주 만나서 대화의 소재가 만나기 전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이에요."
순일 "오늘 용인이가 신났을 거예요. 아기 낳고(1월 3일 득남) 술자리는 처음일 걸요?"
용인 "하하. 아내가 무슨 인터뷰를 술 마시면서 하냐고 살짝 의심을 해서 진솔함을 추구하는 콘텐츠라서 그렇다고 설명을 하고 왔죠."
 
-아들은 누굴 닮았나요.

현아 "정말 귀여웠어요. 얼굴 크기나 전체적으로는 언니(용인 아내)를 닮았는데 코는 용인이를 닮아서 심각해요."

용인 "아들 이름은 다원이에요. 순우리말로 지어줬어요. 이제 아들 생겼으니 멤버들을 집으로 불러 술자리를 종종 가질 예정이에요."
 
-주사는 없나요.

현아 "다 있죠. 저는 굉장히 많이 마시면 오징어가 되어서 못걸어요."

용인 "기분이 오락가락해요. 슬퍼서 울고 다시 웃고. 그러다 집에 가요. 몰래는 절대 못가요. 다음 날 현아의 잔소리가 무서워서 술에 아무리 취했어도 현아 있는 곳을 찾아가 집에 갈거라고 말하죠."

순일 "주변을 못가게 해요. 술이 모자라는 것만큼 슬픈 일이 없거든요. 내가 취할 때까지 다같이 있어주길 바라요. 그래서 상대의 컨디션을 조절해가며 '넌 먹지마' '이번에 쉬어' 이런식으로 맞춰주죠."
 
-좋아하는 주종이 있다면요.

용인 "어반자카파는 술이면 다 좋아해요. 소주 와인 샴페인 맥주 그냥 취할 수만 있다면."

현아 "저는 특히 위스키 종류를 좋아해요."

순일 "질보다 양이 중요해요. 면세점에서 비싼 위스키 사와도 한 순간에 마시죠. 차라리 가격 대비 소주가 나은 것 같아요."
 

-골든디스크 수상 후 뒤풀이도 가졌다고요.

순일 "활동하면서 상을 처음 탔어요. 골든디스크라는 우리나라의 권위있는 시상식이라 더욱 기뻐요. 팬들 덕분에 사랑받았으니 더 좋은 음악 들려드릴게요."
 
-못다한 수상소감이 있다면요.

용인 "아내와 아들 다원이 이야기도 하고 싶었어요. 특히 아내는 정말 든든하고 고맙죠. 아내 없었으면 집구석에 누워서 엉망으로 살았을지도 몰라요."

현아 "지난해까지 정규, 싱글, OST, 외부참여까지 쉬지 않고 음악작업 했어요. 올해도 열심히 작업해서 좋은 결과물 내놓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9년 만에 첫 수상이라 기분이 남다를 것 같아요.

현아 "처음 시작할 땐 자급자족 그룹이었어요. 멤버가 9명이라 할 수 있는 일들을 나눴어요. 사진 전공한 용인이가 재킷사진을 찍고 시스템을 조금 알았던 제가 유통사와 전화를 해서 앨범을 냈죠. 보도자료도 직접 썼죠. 그 보도자료를 아직도 기억해요. '조현아를 중심으로 뭉친~' 제가 막 나서서 했거든요."

용인 "그랬던 시기를 지나 벌써 햇수로 9년차더라고요."

순일 "내년이면 10년차라고? 어이가 없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tbc.co.kr
사진=박세완 기자
영상=이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