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의 힙합 도전기가 4개월 과정을 거쳐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들에게 우승이 전부는 아니었다. 평균 나이 65세에도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다는 열정이 안방극장에 감동을 전했다. 더구나 젊은 세대만이 즐기는 장르로 여겨졌던 힙합을 할머니들이 소화한다니 그저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점차 힙합을 즐기기 시작했고 애정을 쏟으면서 누구보다 화려하게 빛이 났다. 래퍼들의 도움 속 할머니들은 진정한 '할미넴'으로 탈바뀜하며 멋스러운 래핑을 자랑하게 됐다. 할머니들의 성장기가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힙합의 민족'은 27일 최종 무대를 끝으로 시청자 곁을 떠났다.
'힙합의 민족' 송광종 PD는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마지막 무대까지 마칠 수 있어 기쁘다. 할머니와 래퍼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정말 끝이 났다.
"복잡한 심경이다. 한마디로 정리할 수가 없다.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아쉬움이 남는데 후회는 없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주고 했던 바에 대한 자체 평가를 내린다면.
"처음에 생각했던 거랑 방향이 달라져서 하면서 많이 당황했다.(웃음) 할머니들이 재밌게 랩을 하면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고 싶었다. 힙합의 B판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진행하다 보니까 '도전' 자체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할머니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 도저히 웃기질 못하겠더라. 진짜 열심히 도전하는 모습에 비중을 많이 뒀다. 그런 부분은 의외의 발견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점은.
"할머니와 힙합은 원래 갭이 컸다. 힙합이라는 게 젊은 친구들 중에서도 저항 정신이 있는 친구가 힙합을 한다고 생각하는 보수적인 사람들이 힙합을 하면서 서로가 알아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쇼미더머니'나 '언프리티 랩스타'가 10~20대들에게 힙합의 대중성을 알렸다면 우리 프로그램은 50대 이상에게 힙합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힙합의 저변을 확대한 것 같다."
-할머니와 래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들 고생이 많았다. 만약 나라면 그 나이에 이런 도전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렇게 열심히 도전해줘서 감사하다.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한 명의 낙오자 없이 파이널 무대까지 마쳐준 것에 대해 정말 고맙다."
-송광종 PD가 꼽는 명장면은.
"나의 명장면은 김영옥 할머니와 주헌의 '할미새' 무대다. 두 사람의 랩 가사가 나오는 과정이 방송에선 짧게 나왔지만, 풀로 다 본 입장에서 주헌이가 왜 그런 가사를 썼는지, 할머니가 어떤 입장인지를 알기 때문에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주헌이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새가 생각나서 할미새를 떠올린 건데 랩 실력을 떠나서 57년 나이 차가 나는 커플이 서로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뭘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특별했다."
-시즌2 계획은 없나.
"시즌2는 얘기 중이다. 만약 하게 된다고 하면 이번엔 할머니가 아닌 다른 의미의 도전이 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첫 번째 시즌은 연령대를 기준으로 삼아 보여줬다면 다음엔 다른 어떤 기준점을 잡아 그 틀 안에서 힙합을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다.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