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2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옆구리 염좌 증세를 보인 외야수 손아섭(26)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팀 타선을 이끌던 손아섭의 이탈에 공격력 약화가 우려됐다. 그러나 공격뿐만 아니었다. 수비에서도 손아섭의 공백이 확연히 드러났다. 손아섭의 부재는 공수에 큰 영향을 끼쳤다.
롯데는 이날 손아섭이 맡던 3번 타순에 박종윤(32)을 내세웠다. 박종윤의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만큼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그는 3타수 무안타·1사구에 그쳤다. 1회 우익수 뜬공에 그친 박종윤은 3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이어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7회 마지막 타석은 1루수 앞 땅볼이었다. 손아섭이 출장한다고 해서 안타를 반드시 때려낸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상대 투수들이 느끼는 부담감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수비에서 드러났다. 이날 우익수에는 김민하(25)가 나섰다. 김민하는 올 시즌 1군에서 24경기에 나섰지만, 선발 출장 경험은 두 차례뿐이었다. 게다가 잠실구장 그라운드를 밟은 경험은 없었다. 잠실이 국내 구장 가운데 외야가 가장 넓은 만큼 정확한 타구 판단이 필요했다.
김민하는 7회까지 별 무리 없이 타구를 처리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실책을 저질렀다. 그는 팀이 2-0으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정성훈의 우전 안타 때 빨리 송구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서둘렀고, 공을 빠뜨렸다. 이로 인해 1루 주자에게 3루를 허용했다. 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지환의 타구가 날아오자 주춤했고, 출발이 늦었다. 타구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결국 앞에 공을 떨어뜨렸고, 그사이 3루 주자 황목치승은 홈을 밟았다.
예상치 못한 외야의 실책에 마운드는 흔들렸다. 강영식은 이어 박용택에게 1타점 동점타를 얻어맞았다. 이병규를 볼넷으로 걸러 1사 만루 상황에서는 스나이더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폭투로 1점을 더 헌납했고, 이진영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6실점째를 기록했다. 김민하의 아쉬운 수비가 걷잡을 수 없는 실점으로 이어지며 결국 롯데는 2-6으로 져 5연패에 빠졌다.
4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롯데는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손아섭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손아섭이 없는 남은 9일 동안 그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상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