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최용수 감독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를 앞두고 처연하게 미소지었다.
팀 공격수 에스쿠데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서울은 23일 성남FC와 FA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졌다. 뼈 아픈 패배였다. 에스쿠데로의 실수가 두고 두고 아쉬웠다. 에스쿠데로는 전반에 상대 골키퍼 박준혁의 실수로 텅 빈 골문 앞에 혼자 서는 결정적인 장면을 맞이했다. 하지만 슛 타이밍을 놓쳐 재빨리 달려든 박준혁의 태클에 걸렸고 재차 날린 슛은 상대 수비 곽해성의 얼굴에 막혔다. 프로 선수라면 사실 놓치기 힘든 기회였다.
에스쿠데로는 경기 후에도 다음 날 훈련 때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최 감독이 따뜻하게 위로했다. "실수라 생각하지 말라. 더 큰 선수가 되는 과정일 거다"며 다른 선수들에게도 "에스쿠데로를 더 독려해주라"고 했다.
최 감독도 내색은 안 했지만 속이 끓다못해 까맣게 타 들어갔다. 그는 "사실 100m 밖에서 에스쿠데로를 봤을 때는 진짜 확"이라고 농담하면서도 "어쩌겠나. 감독이 참 이래서 힘든 것 같다"고 했다.
에스쿠데로는 만회를 위해 포항전에서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서울은 3위 탈환을 위해 꼭 이겨야하는 경기였고 그러려면 에스쿠데로의 골이 필요했다. 그러나 끝내 속죄포는 터지지 않았다. 에스쿠데로는 후반 초반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결국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3위 다툼에서 포항이 훨씬 유리한 고지에 섰다. 3위 포항은 승점 58(+12), 4위 서울은 승점 55(+13)다. 서울은 30일 제주와 최종전 원정에서 반드시 이기고 같은 시간 포항이 수원에 무조건 패해야 3위에 오를 수 있다. 3위 팀에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는 티켓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