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3일(한국시각) 선발 등판이 예상됐던 미네소타와 시범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계획대로면 3이닝, 투구수 50개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을 대신해 헤네시스 카브레라를 마운드에 세웠다. 카브레라는 김광현과 함께 선발 경쟁을 하는 왼손 투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김광현의 선발 등판 사유에 대해 '사타구니 통증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상태가 심각한 건 아니다. 실트 감독은 "경미한 부상(It’s very mild)이다"고 했다. 김광현은 지난달 27일 열린 마이애미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그러나 경기 후 사타구니 쪽 근육 뭉침을 느꼈다. 이후 상태가 좋아져 미네소타전 선발 투수로 예고됐지만, 트레이닝 파트에서 선발 등판을 한 번 거르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실트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
김광현은 대신 불펜 투구로 컨디션을 조율한 뒤 6일 경기에 선발 등판할 계획이다. 세인트루이스는 6일 선수단을 2개로 나눠 경기를 소화하는 스플릿 스쿼드 일정이 잡혀 있다. 스프링캠프 홈구장인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뉴욕 메츠를 상대하고 웨스트팜비치 핏팀 구장에선 워싱턴전이 열린다. 줄곧 로저 딘 스타디움 경기만 소화했다는 걸 고려하면 메츠전 등판이 유력하다.
김광현은 지난달 23일 열린 메츠와 시범경기에 처음 등판해 1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치른 데뷔전이었다. 이어 첫 '선발' 등판한 마이애미전에서도 2이닝 무실점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시범경기 2경기 평균자책점이 3이닝 무실점으로 제로다. 이닝당 출루허용도(WHIP)도 0.33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미네소타전을 통해 '선발 굳히기'를 기대했지만 갑작스러운 사타구니 문제로 한 템포 쉬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