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1번과 2번은 경기 내내 떨어지지 않았다. 그라운드 위에선 서로를 마주보며 공과 사인을 주고 받았다. 더그아웃에선 끊임없이 대화를 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1번과 2번은 서로를 부퉁켜 안고 기쁨을 나눴다.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난 이후에도 둘은 떨어지지 않았다.
덕수고는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충암고를 4-0으로 물리치고, 이 대회에서만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덕수고 1번 엄상백과 2번 김재성은 투수와 포수로 최고의 호흡을 선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투수 엄상백은 이날 충암고 타선을 상대로 9이닝동안 6피안타 10탈삼진을 기록했다. 신생팀 kt 위즈에 1차 지명을 받은 엄상백은 시속 140km 후반대의 빠른 직구와 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이 돋보였다. 이날 이렇다할 위기가 없었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여줬다.
또 LG에 1차 지명을 받은 포수 김재성은 안정감있는 리드로 엄상백을 편안하게 해줬다. 강한 어깨에서 나오는 송구로 도루 저지를 2개나 했다. 타석에서도 3타수 2안타로 제 몫을 했다.
3년을 함께한 둘은 이제 눈빛만봐도 호흡이 척척 맞는다. 엄상백은 전날(27일) 4강전에서 124개의 공을 던졌다. 김재성은 엄상백의 팔 상태를 생각해 빠른 타이밍에 충암고 타자들과 승부를 했다.
엄상백은 김재성을 "최고의 포수"라고 치켜세웠다. 김재성 역시 엄상백에 대해 "언제 어디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는 강심장"이라고 했다. 둘은 경기장 밖에서도 늘 붙어다니는 '절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