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30)의 '롯데행'은 이적뿐만 아니라 지금껏 KBO리그에서 없었던 독특한 계약 조건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28일 열린 안치홍의 입단식에서도 상호 합의 합에 2년 연장을 할 수 있는 FA 계약 조건에 관해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선수로서 쉽게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계약서에 사인한 안치홍은 '도전'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안치홍의 에이전트인 리코스포츠 이예랑 대표는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형태의 계약이 논의된 건 아니다. 적게는 10번, 많게는 20번 이상 계약 조건을 고친 것 같다"며 "안치홍 선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계약은 2년 뒤에 다시 평가 받아야 할 텐데 안치홍 선수가 좋은 에너지를 갖고 있고 도전에 큰 의미를 둬 그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롯데 단장에 취임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며 안치홍의 FA 영입까지 진두지휘한 성민규 단장은 구단과 선수, 팬들 입장까지 반영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성민규 단장은 "타석에선 기존에 해온 만큼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홈런이 다소 줄었지만 그 외 볼넷과 2루타 등 공격 생산력 측면에서 좋은 능력을 지닌 선수다"고 평가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안치홍은 지난해 KIA에서 1루수로 잠시 나서기도 했다. '수비력과 움직임이 둔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평가도 있었다. 성 단장은 "안치홍에 대해 수비 쪽 이슈가 많았는데 잘못된 벌크업 등으로 순발력 떨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사직구장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유연성과 가동성을 향상하는데 초점을 두고 운동하더라. 확실히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2년 뒤 계약 연장은 안치홍의 성적 여부에 달려 있다. 다만 성 단장은 안치홍의 영입만으로도 팀 내 좋은 분위기가 감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성 단장은 "선수단과 팬들의 승부에 대한 열망이 바뀌었다. 팬들께서 '올 시즌 롯데 성적이 기대된다'고 하시더라. 또 선수들이 '올해 해볼 만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2년 뒤, 4년 뒤 평가도 중요하지만 이런 기대치가 높아진 것만으로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4번타자 이대호도 "좋은 선수가 우리 팀에 왔다. 롯데가 반등하는데 중요한 키가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외야에서 1루수로 전향하는 전준우는 "같은 해에 FA 자격을 얻는 것을 알고 '같은 팀에서 뛰어보자'고 했는데 실제로 이뤄져 좋다. 수비력이 좋은 선수고 1루수 경험도 있으니까 옆에서 많이 보고 들으며 배우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