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국내 왼손 투수로는 최초로 2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유희관이 30일 마산 NC전에 앞서 약 30분간 러닝 훈련을 소화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됐지만, 그는 웃고 있었다. 유희관은 "어제 축하 문자나 전화를 많이 받았다. 기분이 좋다"면서도 "근데 어제는 나보다 마무리 투수가 훨씬 좋았다"고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유희관은 전날(29일) 잠실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10승(7패)째를 달성했다. 이날 경기가 6회가 끝나고 강우콜드 선언되면서 유희관은 시즌 첫 완투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희관이 거둔 2년 연속 10승 기록은 팀 내 국내 왼손 투수로는 처음이다. 과거 외국인 투수 레스가 2002년(16승)과 2004년(17승)에 2년 연속 10승(2003년 일본 진출)을 거둔 바 있다.
유희관은 "우리 팀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 정지훈(비)이 호투를 해줬다. 내 승리를 든든하게 지켜줬다"고 했다. 이날 경기가 비(Rain)로 인해 강우콜드가 된것을 재치있게 가수 비(정지훈)에 빗댄것이었다. 유희관의 말대로 시즌 후반기 들어 불펜진의 난조로 고전하고 있는 두산 마운드에는 이날 비가 천금같은 존재였다.
이어 그는 "10승도 그렇지만, 팀이 이겼다는 것이 더 기쁘다"면서 "앞으로 계속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그가 말한 '좋은 일'이란 4위 싸움 중인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