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15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외국인 투수 조쉬 스미스(34)를 웨이버로 공시했다. 퇴출 사유는 성적(1승 평균자책점 6.40) 부진이었다.
곧바로 키움은 지난겨울 재계약을 포기했던 제이크 브리검(33)과 총액 53만 달러(5억9000만원·연봉 48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에 계약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줄 수 있는 돈을 풀 베팅했다. 재계약을 못 해 미안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금액을 두고 길게 협상하지 말자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키움과 재계약이 불발된 브리검의 보류권은 풀려있는 상태였다. KBO 관계자는 "(키움이) 보류권을 갖고 있었으면 이번에 영입할 때 계약 규모에 제한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어서 신규 외국인 선수 규정(총액 제한 100만 달러·11억원)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교체 외국인 선수의 계약은 시즌 잔여 개월 수에 따라 총액이 산정된다. 키움과 5월 1일자로 계약한 브리검은 최대 60만 달러(6억6000만원) 안팎의 계약이 가능하다. 여기에 원소속구단 대만 프로야구(CPBL) 웨이치엔 구단에 지불할 이적료가 따로 책정됐다. 이로 인해 브리검의 계약 총액이 약간 줄었다.
그래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스미스에게 지불할 연봉(50만 달러·5억5000만원)까지 고려하면 키움은 이번 브리검 계약에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셈이다. 스미스 계약이 부분 보장일 경우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스미스와의 계약은 '풀 개런티'인 것으로 확인됐다.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이미 3월 말부터 외국인 스카우트 사이에선 "키움이 스미스 교체를 알아보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키움은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내부적으로 꾸준히 검토해 왔다. 보류권이 없는 브리검은 자유롭게 KBO리그의 다른 구단과 계약할 수 있었다. 그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키움의 빠른 결단이 필요했다.
고형욱 단장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팀 등 프런트가 모두 동의했다. 다른 구단도 (브리검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브리검은 2017년 5월 대체 외국인 투수로 넥센(현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4년 가까이 히어로즈에서만 뛰며 통산 성적 43승 2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지난해 성적도 9승 5패 평균자책점 3.62로 준수했다. 민감할 수 있는 팔꿈치 부상으로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결국 시즌 종료 후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후 브리검은 CPBL로 리그를 옮겼지만, 우여곡절 끝에 키움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됐다. 일단 30일까지 CPBL 일정을 소화한 뒤 다음 달 2일 입국해 2주 자가 격리 후 키움 구단에 공식적으로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