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부족을 드러낸 레버쿠젠(독일)이 역습에 무너졌다. 공격 축구에 한계를 보였다. 레버쿠젠은 17일(한국시간) 모나코에 위치한 루이스2세 경기장에서 열린 AS모나코(프랑스 리그1)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코펜하겐(덴마크)를 완파했던 레버쿠젠은 본선에서도 상승세가 바로 꺾였다. 최근 5경기(4승 1무) 무패행진도 끝났다. 오히려 지난 분데스리가에서 베르더 브레멘과 3-3으로 비긴 뒤 이날 경기에서도 패하며 2경기 연속 무승을 거뒀다.
◇공격적인 선발 이날 로저 슈미트 감독은 공격적인 전형을 들고 나왔다. 슈미트 감독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통해 우리의 공격적인 축구가 통한 다는 것을 알았다. 이 성공을 이어갈 것이다"며 공격적인 축구를 약속했다.
최전방에는 슈테판 키슬링(30)이 섰다. 왼쪽 공격수에는 손흥민(22)이 나왔고, 오른쪽에는 최근 컨디션이 좋은 카림 벨라라비(24)가 선택받았다. 허리진에서도 안정보다는 모험을 택했다. 공격 성향이 강한 하칼 칼라노글루(20)와 곤살로 카스트로(27)가 함께 포진했고, 이들 뒤에는 라스 벤더(25) 홀로 버틴다. 포백은 왼쪽부터 세바스티안 보헤니쉬(27)와 에미르 스파이치(34), 오메르 토프락(25), 틴 예드바이(18)가 나왔다. 골문은 베른트 레노(22)가 지켰다.
◇골이 없던 전반 경기 초반에는 탐색전이 이어졌다. 라다멜 팔카오(28)와 하메스 로드리게스(23)가 빠진 AS모나코도 홈에서는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분위기를 잡은 레버쿠젠은 전반 10분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전방 압박이 통하며 모나코를 압도했다. 슈팅도 쏟아졌다. 13분에는 카스트로의 오른발 슈팅이 터졌지만, 살짝 벗어났다. 15분에는 키슬링의 패스를 받은 칼하노글루가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옆그물에 꽂혔다. 19분에는 칼하노글루의 프리킥을 토프락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35분에는 벨라라비가 어이없는 기회를 놓쳤다. 카스트로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잡았지만 오른발 슈팅은 너무 자신이 없었다. 44분에는 손흥민이 골키퍼와 맞는 상황을 잡았지만 마무리에 실패했다. 왼발 슈팅은 골 포스트를 벗어났다. 46분 카스트로의 강력한 오른발은 모나코의 수비를 맞고 튕겨나갔다. 레버쿠젠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무득점으로 전반을 마쳤다.
◇불의의 일격 공격적으로 나오던 레버쿠젠은 모나코의 역습에 무너졌다. 오른쪽 수비수 예드바이가 공격에 가담했다가 역습을 허용했다. 모나코는 경험 많은 선수들이 해결사로 나섰다. 미드필더 주앙 무티뉴(28)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33)의 헤딩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날 모나코는 4차례 슈팅을 날렸는데, 이 골이 유일한 유효슈팅이었다.
선제골을 내준 레버쿠젠은 후반 더 강하게 몰아쳤지만 경험부족에 울었다. 선수들은 슈팅 상황에서 힘이 너무 들어가며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슈미트 감독은 후반 31분 중앙 미드필더 벤더를 빼고 조지프 드르미치(22)를 투입하며 더욱 공격적인 4-4-2전형으로 바꿨다. 이때 손흥민은 중앙 미드필더로 보직을 바꿔 나머지 시간을 소화했다. 그러나 모나코의 노련한 수비진과 미드필더가 버티고 있는 벽을 뚫지 못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