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이 진행하는 JTBC 메인뉴스가 '뉴스9'에서 '뉴스룸'으로 타이틀을 바꾸고 시간대를 옮겨 22일 오후 8시 첫 방송했다. 손 앵커가 JTBC 메인뉴스 진행을 맡은지 딱 1년 만에 파격적인 개편이다. 변화의 의도는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작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50분간 방송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에 희생됐던 보다 다양한 뉴스들을 담아내기 위해 국내 뉴스로는 처음으로 100분 편성을 시도했다.
1·2부로 나뉜 '뉴스룸'은 차별화에 힘을 쏟았다. 1부가 기존의 '뉴스9'에서 보여줬던 종합 뉴스 위주로 구성이 됐다면, 2부는 보다 깊이 있는 '한 걸음 더 들어간' 뉴스로 꾸몄다. 심층취재와 탐사보도·인터뷰 토론 등에 힘을 실으며 뉴스의 깊이감을 더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뉴스룸'의 방송 시간은 총 100분. 금요일은 오후 8시부터 50분간, 주말 저녁은 오후 8시부터 30분간 방송된다.
이날 '뉴스룸' 첫 방송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손 앵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JTBC 뉴스가 방향성 등의 어필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1년이 지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시간대만 옮기는 게 아닌 새로운 뉴스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내부에서 토론을 통해 '뉴스룸'을 선보이기로 했다"며 "뉴스에서 팩트를 다루고, 공정하게 나가려고 계속 노력할거다. 또 가치관이나 이해관계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게 품위다. 지금까지 JTBC 뉴스가 품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네 가지가 잘 실천된다면 더 진실된 뉴스가 나오고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며 자신했다. 다음은 손석희 사장과의 일문일답.
-개편을 하게 된 이유와 각오가 궁금하다.
"나름대로 1년 동안 JTBC 뉴스가 방향성 등 어필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1년이 지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시간대 이동은 오래 전 부터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대만 옮기고 싶진 않았다. 새로운 뉴스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내부에서 오랜 토론을 거쳐 결론을 냈다. 우리들이 가진 역량이나 기반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도전함으로써 그런 부분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50분 뉴스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를 하면서도 고민이 계속 있었다. 과연 한 걸음 더 들어간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외에도 다른 각도와 새로운 시각에서 충분히 다뤄졌는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좀 더 적극적으로 뉴스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시간대를 앞당기고 편성시간을 확장했다. 제목을 그냥 8시 뉴스라고 하기엔 좀 그랬고, 나름대로 특성을 살리고 제목에 상징성을 담기 위해서 내부 공모 끝에 '뉴스룸'으로 결정했다."
-뉴스를 60분도 안 보는 사람이 많은데, 100분이 너무 길다는 의견도 있다.
"그건 우리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일단 '뉴스룸'은 1부와 2부로 나눠서 편성했다. 편성상에 어쩔 수 없이 나눠진 부분도 있고, 확실하게 성격을 구분하기 위함도 있다. 1부는 그동안 보여드려던 종합 뉴스 형태가 될 거다. 속도감은 전보다 빨라질 것 같다. 2부는 그동안 JTBC 뉴스가 추구해온 이른바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를 한다. 2부가 결코 지루하거나 길지 않도록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다. 준비한 내용을 보면 필요이상의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날의 뉴스를 전혀 접하지 않은 분에게는 1부 뉴스가 도움이 될테고, 뉴스를 다 아는 분에게는 2부가 더 흥미로울 것 같다. 분명한 건 얘기의 중복이나 또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안 들게 만들 생각이다."
-손석희 사장의 외부 평가나 이미지가 매우 좋다.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나.
"감사하게 생각한다.(웃음) 조금 답변을 바꿔서 대답해도 된다면, 바깥에서는 아무래도 직책 등의 부분 때문에 혼자 부각이 많이 되는 것 같다. JTBC에서 원 오브 뎀(One of them)'이다. 구성원이다. 뉴스는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뉴스룸'에 기자든, 편집자든, 영상취재든 이들 구성원의 합의가 있어야한다. 그렇게 나온 게 JTBC 뉴스다. 좋게 평가하셨다면 감사하지만, 스스로는 미흡하다는 생각에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혼자만 부각되는 게 부담스럽고 또한 실제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실상은 그러하다."
-보도국 인력의 과부하가 우려된다.
"기자들이 힘들어한다. 다른 큰 방송사만큼 인력이 많거나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져있지 않다. 아직도 힘든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다같이) 좀 힘들기로 했다."
-미국드라마 '뉴스룸'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뉴스쇼가 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일단, 미국드라마 '뉴스룸'을 한 번도 안 봤다. 정확히 말하면 한 10분 보다가 말았다. 따라서 그것과 연관시키는 건 제목이 같아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참고한 적도 없고 그 드라마에 대해 잘 모른다. 우리는 그냥 우리가 가야할 길을 갈거다. 그 드라마의 내용이나 형식이 어떤 것인지 물어본 적도 없고 우리끼리 얘기한 적도 없다. 또 '뉴스룸'은 다른 방송사에도 훨씬 이전부터 사용했던 제목이다. BBC나 CNN에 있었다. 드라마와 연관지을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따라서 뉴스쇼를 만들지도 않을거다."
-JTBC 뉴스 시청률이 세월호 사건 때 상승했다가 다시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JTBC 뉴스가 성공했다는 반응을 얻으려면 어떤 부분이 현실화 되어야할까.
"팩트를 다뤄야한다는 게 첫 번째다. 오죽하면 '팩트체크'라는 코너를 넣었겠나. 팩트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두번째는 늘 말씀 드린 것처럼 공정하게 나아가야한다는 것이다. 가치관에 있어서 이해관계에 있어서 균형을 찾고자 한다. 그리고 마지막이 품위다. 품위있게 가다보면 쇼처럼 되지도 않을거다. 지금까지 JTBC 뉴스는 그렇게 품위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네 가지가 잘 실천된다면 더 진실되 뉴스가 나올 것이고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
-개편을 하면서 모델이 된 해외 방송사 뉴스가 있나.
"없다. 물론 리포트를 어떻게 만들것이냐는 부분과 프로그램 전체 스토리텔링은 서로 다 공유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골고루 참고했다고 할 수 있지만 1시간 40분으로 늘리면서 모델이 된 특정 뉴스는 없다."
-JTBC 뉴스가 신뢰도 조사에서 높은 성적을 얻고 있다. 이를 MBC 뉴스의 신뢰 하락과 연관짓는 기사도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 질문엔 함정이 있다. MBC와 비교하라는 건데 그럴 생각은 없다. 분명히 말하는데 콘텐츠의 방향이나 내용을 채우는데 있어서 공중파 및 타종편과 비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비교한 바가 없다는 건 이전 자료를 찾아봐도 알거다. 이는 우리가 또 제가 추구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JTBC는 정통 저널리즘 외에 생각하는 건 없다.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도 해도 할 수 없다. 교과서에 나와있는 저널리즘을 추구한다.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 그 기준에서 판단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어떻게 다 잘 할 수 있겠나. 능력이 없어서 뜻하는 대로 못 갈 때도 있을거다. 그럴 땐 따끔하게 질책해달라. 능력이 안돼서 못하고, 못해서 욕을 먹는건 당연한거 아니겠나. 다같이 열심히 하고 있다. 지켜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