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개명 선수'가 많은 롯데에 또 한 명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외야수 이승화(33)는 다가올 2015시즌부터 유니폼에 새로운 이름 '이우민'을 새긴다.
이승화는 최근 개인 SNS를 통해 '우민이라 불러주세요'라며 개명 사실을 알렸다. 사실 연말까지만 해도 개명확정 통보를 받지 못해 주변에 언급하기를 꺼려했지만 이제는 새 이름으로 불리길 바랐다.
그동안 이름을 바꾸는 야구 선수들은 적지 않았다. 특히 롯데는 손아섭, 문규현, 박준서, 박종윤 등 유독 많은 선수들이 '경험'이 있어 더욱 관심이 모인다. 개명을 하는 이유에 저마다 이유가 있었지만 관통하는 큰 틀은 결국 분위기 쇄신이다. 이전까지의 자신을 버리고 바꾼 이름과 함께 새로운 야구 인생이 펼쳐지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실제로 개명 후 반등한 사례도 종종 있었다. 그 중 이전 이름을 완벽하게 지워버린 선수는 손아섭이 대표적이다. 그는 "당시 나는 더 떨어질 곳이 없는 선수였고,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바꿨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후 손아섭은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 됐다. 물론 '될성부른 나무'였던 그의 기량이 만개할 시기와 개명 시점이 겹쳤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러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던 것이 좋은 기운을 가져온 것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이우민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 이름을 바꿨다. '이승화 시절' 결코 잘 풀리는 야구 인생은 아니었다. 탁월한 수비 실력에 비해 방망이 능력이 따라주지 못했다. 기회를 얻을 만 하면 부상을 당하는 불운도 겹쳤다. 2014시즌에는 경쟁이 치열했던 좌익수 자리에 개막전부터 선발 출장하며 기대를 높였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교체로 밀린 뒤 7월에 발목 부상을 당하며 이후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013시즌에도 5월 말부터 선발을 꿰찼지만 8월 주루 플레이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해 상승세가 끊겼었다.
새로운 이름으로 펼쳐질 야구 인생에 부상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 이우민는 "사실 이전부터 개명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지난해 7월에 발목 부상을 당했을 때 개명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제는 그만 다치고 남은 선수 생활을 건강하게 야구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인 이우민에게 이제 기회는 많지 않을 수 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이 눈여겨보고 있는 김민하, 하준호 등 젊은 선수와의 주전 경쟁이 험난하다. 그러나 개명으로 표현된 그의 의지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단호한 결의가 현실을 바꿀 수 있다. 물론 실제 몸관리와 타격 기술 향상도 중요하지만 이우민에게 '반등 기운'이 드리울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