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2015시즌부터 1군 무대에 합류한다. 필자(이순철 베이스볼긱 위원)는 야구인으로서,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에 첫 발을 내딛는 제10구단의 힘찬 발걸음을 환영한다. 막내구단답게 젊고 힘찬 야구를 선보여주길 바란다.
kt는 초대 수장으로 조범현(54) 감독님을 모셨다. 시즌 시작을 앞두고 고민이 많으실 것 같다. 당장 프로야구는 내년부터 팀당 144경기를 치러야 한다. 최근 2~3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신생팀이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을 통해 영입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 다소 부족하다. 고교와 대학을 졸업한 뒤 kt에 입단한 아마추어 선수들도 이른바 '대어'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프리에이전트(FA) 인원이 많다고 하지만 구단과 생각을 맞춰야 한다.
여러 조건을 따져볼 때 kt는 9구단 NC보다 조금 더 척박한 길을 걸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당장 성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 2016년을 바라보고 가야 한다. 구단 역시 조범현 감독님을 믿고 중장기 플랜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 어려운 도전을 앞둔 kt에 가장 필요한 건 수장과 팀을 향한 신뢰와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정리=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kt가 2015시즌 본격적으로 1군에 합류한다. 내년 성적을 예상한다면.
"조범현 감독님께서 그간 팀 정비로 애를 많이 쓰셨다. 신생 구단에 1군 진입 첫해부터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NC 역시 2013시즌 고생을 참 많이 했다. kt는 NC와 비교해 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출발한다는 걸 감안하고 바라봐야 한다. 하위권에 머물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지켜봐야 한다."
-어려운 여건이라면.
"당장 팀당 경기수가 128경기에서 16경기나 늘어난다. 막내구단은 가능한 많은 실전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다. 다만 1군 경험이 없고 신인급에 가까운 선수가 많기 때문에 경기는 늘어나고 경기력은 떨어지는 악순환이 나오는 점이 곤욕스러울 수 있겠다.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의기소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kt가 이번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북부리그 3위(41승10무37패, 승률 0.526)에 그친 점도 NC와 비교된다.
"kt가 확실한 주도권을 못 잡은 것은 사실이다. NC가 2012년 퓨처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이듬해 1군에 진입한 것과 다소 비교가 된다. NC와 다른 상황 속에서 출발한다. kt에 4강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내년 선수 구성은 지금과 상당 부분 달라질 것이다. 2군 경기 결과보다는 내년에 주전급 선수들의 경기력과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기술을 향상시켜 향후 기복 없이 탄탄히 갈 방안을 모색할 시기다."
-조범현 감독은 팀별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과 FA, 외국인 선수 영입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kt의 이점은 외국인 보유가 한 명 더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야수 1명, 투수 2명 영입이 성사됐다고 안다. 이 선수들이 어떤 기량을 갖고 활약해줄지 관건이다. NC에서 봤듯 외국인 투수 3명이 제 몫을 다 해야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 특별지명 역시 고민거리다. 올해는 NC 때와 달리 보호선수 외 자원들이 썩 좋지 않을 것 같다. FA도 구단 사정상 감독이 뽑고 싶은 대형 선수를 무조건 영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별지명 시 어떤 점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나.
"팀이 잘 판단하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당장 한 해 쓸 선수보다 2016년 시즌을 바라보고 성장할 자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구단 입장에서는 내년 성적이 중요할 터다. 구단은 길고 감독 계약은 2~3년에 그치는 것도 생각 안 할 수 없다. 어차피 kt는 다가올 내년보다 후년에 승부를 걸어야 할 팀이다. 나이 많고 애매한 베테랑보다는 미래를 보고 중장기적으로 팀에 보탬이 될 선수가 중요하다. kt는 야수보다 투수와 포수 자원이 시급한 점도 기억해야 한다."
-kt의 연착륙을 위해 요구되는 점이 있다면.
"신뢰와 믿음이다. 조범현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훈련을 많이 시키는 분이다. 꾸준하게 선수들을 신뢰하실 감독님이라 결실을 맺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구단 역시 근시안적이지 않고 장기적인 플랜으로 코칭스태프와 감독, 선수단을 지원해야 한다. 내년 초반 성적과 순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경기력을 내실있게 끌어올리고 성장하는 데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