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26·SK)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20일 세월호 사고로 인한 피해자들을 위해 성금 1000만 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덕성초-안산중앙중-안산공고를 졸업한 그는 안산 토박이다. 부모님도 안산에 연고가 있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큰 피해를 입은 세월호 사고가 남의 일 같지 않다.
김광현은 이날 문학 KIA전에 앞서 "기부와 관련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칭찬을 듣거나 세간의 주목을 받기 위한 기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기부와 관련해) 기사가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 기사가 자꾸 반복되고 생산만 될 뿐이다"고 덧붙였다.
걱정은 많다. 그는 "세월호 사고가 난지 어느덧 5일째다. 과거 비슷한 사고가 났을 때 최대 며칠까지 있다가 구조가 됐는가"라며 안타까워했다.
문학구장이 있는 인천은 안산과 가까운 편이다. 이날 구장을 찾는 야구인들도 마음이 착잡하다. 중계 해설을 맡은 이병훈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평소 야구장에서 잘 입지 않는 검은색 양복과 넥타이를 하고 중계를 했다. 그는 "시국이 어렵다. 인천에 오는 발걸음이 무겁더라. 평소 중계 때는 밝은 톤의 의상을 입지만 오늘은 검은 타이를 챙겨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