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일전을 앞둔 한국 대표팀의 과제로 상대 투수의 빠른 공에 대한 적응이 꼽히고 있다. 대만은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 2차전 태국과의 경기에서 13-1, 7회 콜드게임으로 승리했다. 대만 대표팀은 1~2회에만 안타 12개를 때려내며 13득점을 올려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뜨겁게 타올랐던 대만 방망이는 3회부터 차갑게 식었다. 5회까지 추가득점에 실패해 15점 차이의 콜드게임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대만은 7회 콜드게임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대만 타자들은 태국 투수들의 느린 공에 적응하지 못했다. 느린 공에 타이밍을 뺏기며 범타로 물러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3회 왕보룽은 느린 공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대만 타자들을 지켜본 김정준 대표팀 전력분석원은 "대만 타자들의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것 같다. 태국 포수가 공 배합을 잘하고 있다. 100㎞대 변화구를 연거푸 던진 뒤 120㎞ 중반대 직구를 던지니 대만 타자들의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대만 타자들의 모습은 한국 대표팀에게도 타산지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 22일 홍콩을 상대로 15-0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4번 타자 박병호가 1회 상대 투수의 109㎞짜리 변화구에 삼진을 당하는 등 느린 공에 대한 대처가 쉽지 않았다. 홍콩전에서 느린 공을 보고 경기를 치르지 않은 만큼 대만 투수들의 140㎞ 중후반대의 빠른 공에 적응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노석기 대표팀 전력분석원은 "한국과 대만 두 팀 모두에게 빠른 공 적응이 과제가 될 것 같다"며 "1~2회에 어느 팀이 먼저 적응하느냐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2경기 연속으로 느린 공을 봐온 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투수들이 이점을 노려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