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팀 전력의 근간이 되는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을 마쳤다. 눈에 띄는 건 9명의 특별지명 선수 가운데 KIA와 연이 있는 선수들이 둘이나 포진해있다는 점이다.
kt는 28일 오전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 선수를 발표했다. 포지션별로는 외야수 이대형(KIA), 김상현(SK), 배병옥(LG), 내야수로는 정현(삼성)이 팀을 옮기게 됐다. 여기에 포수 용덕한(롯데), 투수 장시환(넥센)·이성민(NC)·정대현(두산)·윤근영(한화)이 kt의 부름을 받았다. 김상현과 이대형의 발탁이 눈에 띈다. 김상현은 KIA 출신이며 이대형은 올시즌 KIA에서 활약했다. 조범현 감독이 kt 지휘봉을 잡기 전 KIA 사령탑을 맡았기에 kt와 KIA와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상현은 조범현 감독과 인연이 깊다. 2000년 데뷔해 미완의 거포로 남아있던 그는 2009년 트레이드로 LG에서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었다. 그해 타율 0.315·36홈런·127타점을 기록하며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시즌 뒤에는 정규리그 MVP를 차지하며 최고 시즌을 보냈다. 김상현의 활약 뒤에는 조범현 감독이 있었다. 당시 김상현을 KIA로 데려온 것이 조 감독이었다.
그러나 KIA는 2010년 5위, 2011년 4위에 머물렀고, 조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김상현은 2010~2011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겪다 2012년 트레이드로 SK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이번 특별지명으로 둘은 4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조 감독은 "김상현은 아직 힘이 있는 타자인 만큼 잘 할 수 있다"며 신뢰를 보냈다.
이대형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 자격으로 4년 총액 24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활약도 준수했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323·40타점·75득점·22도루를 기록했다.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제몫을 다했다. 그러나 이대형은 20인 보호 선수에 묶이지 못했다. KIA 측은 "유망주를 포함한 투수 자원을 많이 묶다보니 외야수는 모두 묶을 수 없었다. 묶어야 하는 외야 자원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제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의 여론이다. kt는 KIA의 예상치 못한 선택 덕분에 뜻밖의 대어를 낚았다.
kt는 지난 20일 2군 사령탑에 황병일 전 두산 2군 감독을 임명했다. 황 감독 역시 KIA와 인연이 있다. 그는 2009년 조 감독을 보좌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장재중 배터리 코치 역시 KIA에서 2007~2011시즌까지 배터리 코치를 맡았다.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에도 조 감독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행사됐다는 걸 알 수 있다. 때문에 kt의 약자가 'kia tigers'라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이다.
kt와 같은 행보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9구단 NC 역시 김경문 감독의 영향으로 특별지명과 2차 드래프트, FA 시장에서 다수의 두산 출신 선수를 영입했다. 이종욱은 김경문 감독의 전화 한 통화에 타 구단의 많은 구애를 뿌리치고 NC 유니폼을 입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