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4번타자 박병호의 방망이가 침묵했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평가전에서 4번·1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0-2로 뒤진 1회말 2사 1루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티포드에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4-3으로 앞선 3회말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신동훈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병호의 방망이는 세 번째 타석에서도 감을 찾지 못했다. 그는 6회말 1사 3루에서 바뀐 투수 김선규에게 또다시 3구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7-3으로 앞선 8회말 무사 1루 네 번째 타석에서는 최동환에게 초구와 2구 모두 파울에 그쳤다. 이어 3구째를 받아쳤지만 우익수 정면으로 날아가면서 뜬공으로 돌아섰다. 9회에는 포수 플라이에 그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번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박병호도 번트를 잘 대나"라면서도 "4번타자가 번트를 대는 건 좀 그렇지 않나. 홈런을 쳐줘야지"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박병호의 한 방의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아직 경기 감각을 조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박병호의 방망이는 터지지 않고 있다.
이날 대표팀은 나성범과 박병호, 강정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짰다. 나성범은 5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고, 강정호는 3타수 3안타 1타점을 올렸다. 4번타자 박병호가까지 터져준다면 더욱 폭발력을 얻을 수 있다. 아직 잠잠하지만 한 번 터지면 매섭게 몰아치는 박병호의 홈런포를 더욱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