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은 음악 전문 방송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랩스타'가 힙합을 대중적인 장르로 만든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도 따른다. 그러나 최근엔 논란 만들기에 집중한 나머지 '음악채널' 본연의 의무와 책임은 잊어가고 있다.
'언프리티랩스타3'는 유독 인터뷰 분량이 랩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 26일 5회 방송만 보더라도 랩적으로 무대를 보여줄 부분이 많았음에도 '통편집'하거나 래퍼별로 몇 마디의 랩만 내보냈을 뿐이었다.
이날 방송은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랩스타'의 대결이 주였다. 그러나 남자 래퍼들과 여자 래퍼들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기류와 서로를 견제하는 인터뷰가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했다. 일부 래퍼들은 아예 통편집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황당했다. 래퍼들의 실력을 판단할 수 있을만한 편집 수준이 아니었다. '쇼미더머니'와의 만남으로 사전 홍보를 했던 제작진은 결국 랩 대신 래퍼들간의 '견제'와 '디스'에 주력했다.
음악 전문 채널인 엠넷이 '언프리티랩스타3'로 바라는 것은 '음악'이 아닌 '논란'이라는 점을 확인시킨 회차였다. 인터뷰 대신 무대를 조명해야 마땅했으나 서로를 디스하는 인터뷰를 마치 제작진이 짜놓은 각본에 맞게 편집한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음악 채널이라 말하는 엠넷이 음악을 편집하고 온라인으로 다시보기하라고 권하는 대목은 이해하기 힘들다. 경연 순위 발표 이전에 시청자들에게는 경연 무대를 판가름할 기회를 줘야했지만 순식간에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랩스타' 래퍼들의 대결이 종료됐다. 이는 엠넷이 추구하는 '음악 채널'에 대한 본질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줄 뿐이었다.
심지어 과거 이미 나왔던 인터뷰를 재탕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는 제이니의 "이긴것은 나니까 실력적으로 육지담 언니보다 내가 더 잘했다는 것이 아니냐"는 멘트가 나갔다. 그러나 이 멘트는 이미 제이니와 육지담이 디스 배틀에서 나왔던 멘트. 제작진은 육지담과 제이니의 견제 부분에 다시 한번 과거 인터뷰를 넣으며 논란 키우기에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