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30)가 에릭 테임즈(31·현 밀워키)의 빈자리를 지워 내고 있다.
올 시즌 NC의 가장 큰 고민은 테임즈의 이적으로 발생한 공격 약화였다. 2014년부터 3년간 뛰었던 테임즈는 KBO 리그 역사상 손에 꼽힐 만큼의 '기록'을 남기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2015년에는 사상 첫 40-40 클럽에 가입했고, 지난해에는 최정(SK)과 함께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한 시즌에 사이클링 히트 2회를 달성한 첫 번째 타자이기도 하다. NC가 2014년부터 기록한 팀 홈런 473개 중 26.2%인 124개를 혼자서 책임졌다.
하지만 NC는 테임즈의 몸값을 감당하지 못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테임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대체 자원을 물색했다. 그때 레이더에 잡힌 선수가 스크럭스였다. 당초 조니 모넬(전 kt)과의 계약을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NC 입단이 유력했던 모넬은 협상 막바지에 베팅 금액을 올린 kt행을 선택했다. 차선책이 필요했다.
마이애미 소속 1루수였던 스크럭스는 현역 메이저리거지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주전 1루수 저스틴 보어의 백업으로 지난해 타율 0.210(62타수 13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테임즈의 대체 자원이 되기엔 분명 아쉬움이 남았다. 공격력 약화는 불 보듯 뻔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기대 이상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데뷔 시즌만 비교하면 스크럭스는 테임즈에 뒤처지지 않는다. 데뷔 첫 64경기에서 타율 3할, 20홈런, 63타점을 기록 중이다. 테임즈에 비해 타율이 낮지만 홈런과 타점은 더 많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괴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테임즈가 오버랩되는 성적이다. 우측 옆구리 내복사근 손상으로 38일 동안 1군에서 제외됐지만 타격감은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NC는 스크럭스가 홈런을 때려 낸 18경기에서 17승을 쓸어 담았다.
나성범과 박석민이 1군에서 제외됐을 때는 타선의 중심을 잡아 줬다. 김경문 NC 감독은 "변화구에 대처하지 못해 실패하는 외인 타자가 많지만 스크럭스는 다르다"고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