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29)가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 가고 있다. 한때 퇴출 대상으로도 평가됐지만 이제는 팀 마운드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레일리는 지난주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18일 울산 삼성전에서 7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5-2 승리를 이끌었다. 1890일 만에 KIA전 스윕도 이끌었다. 23일 광주 원정에 등판해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상대 선발투수는 올 시즌 14연승을 달리던 헥터 노에시였다. 헥터도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레일리가 더 견고했다.
반전이다. 레일리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했다. 구단은 더 기량이 뛰어난 좌완 투수를 물색했다. 하지만 다른 외인 조쉬 린드블럼이 개인사를 이유로 재계약을 포기했다. 이미 KBO 리그에서 2시즌을 뛰며 적응을 마친 레일리에게 다시 기회가 돌아갔다.
시즌 13번째 등판까지는 부진했다. 3승7패 평균자책점 5.63에 그쳤다. 피안타율(0.306)도 높았다. 다른 외인 투수 닉 애디튼이 더 부진한 탓에 교체 대상으로 여겨지진 않았다. 하지만 외인 투수에게 기대되는 성적에는 모자랐다.
6월 중순부터 달라졌다. 6월 24일 두산 잠실전을 시작으로 6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5연승을 거뒀다. 이 기간에 롯데는 레일리가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지난해 유독 약했던 NC, KIA를 상대로도 호투했다. 지난주 기록한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0.807)는 리그 투수 중 가장 높았다. 일간스포츠는 지난주 2승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하며 롯데의 상승세를 이끈 레일리를 7월 셋째 주 주간 MVP(상금 50만원)로 선정했다. - 롯데 투수 중 올 시즌 처음으로 주간 MVP 수상자로 선정됐다. "영광스럽고 기쁘다.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의미 있는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모두에게 주는 상을 대신 받았다. 항상 호흡을 맞추는 강민호 포수에게 고맙다.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지원해 주는 야수진도 큰 힘이 된다."
- 6월 초까지는 기복이 있었다. 최근 좋은 페이스의 원동력을 전한다면. "한 시즌은 길다. 당연히 컨디션이 좋은 날이 있고, 반대 상황에도 놓인다. 그 차이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최근엔 내 투구에 확신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새삼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최근 6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체력 부담이 큰 여름이다.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여름을 잘 버티기 위해 오프시즌과 스프링캠프 때 많은 땀을 흘린다.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체력 부담은 없다. 구단 트레이너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선발투수가 한 경기에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닝 소화도 가급적 많이 해내야 한다."
- 지난해보다 경기당 투구 수는 줄었는데, 소화 이닝은 늘었다. 비결이 있다면.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자신감을 갖고 던진다. 빗맞은 타구를 야수진이 잘 처리해 주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됐다."
- 조쉬 린드블럼이 돌아왔다. "KBO 리그를 잘 아는 선수다. 다시 돌아간 미국 무대에서의 경험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절친한 친구가 돌아왔다. 심적으로도 든든하다."
- 최근 불펜진이 안정을 찾았다. "선발진과 불펜진은 서로 긴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최근 경기에서 매우 긍정적인 시너지가 발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투수진 분위기가 매우 좋다."
- 5강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나뿐 아니라 팀원 모두가 사직구장에서 치르는 가을 야구를 원하고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