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축구] ‘역대 최약체’ 남자 축구팀의 ‘기막힌 반전’



역대 최약체 팀이 28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기막힌 반전이 있었다.

이광종(50)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달 30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결승에 오르기까지 6경기에서 12골을 넣고 0실점을 기록하는 완벽한 경기를 선보였다. 지난 아시안게임 축구처럼 관심이 크지도 않았다. 2010년에는 박주영(29·알 샤밥)이 있었고, 2006년 이천수(33·인천), 2002년의 이동국(35·전북)과 같은 수퍼스타가 없기 때문이다. 경험도 부족하고 스타도 없는 팀이 한국 축구의 28년 숙원을 풀어낸 것이다.


이광종 감독은 철저히 경기감각 기준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덕분에 맹활약 중인 김민혁(22·사간 도스, 사진 왼쪽)과 임창우(22·대전 시티즌, 오른쪽) 등을 발탁해 단단한 수비벽을 쌓을 수 있었다. IS포토
이광종 감독은 철저히 경기감각 기준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덕분에 맹활약 중인 김민혁(22·사간 도스, 사진 왼쪽)과 임창우(22·대전 시티즌, 오른쪽) 등을 발탁해 단단한 수비벽을 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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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값 버린 선발

선수 선발부터 달랐다. 이 감독은 이번 대표팀 선발 기준을 "현 소속팀에서 뛰는 경기감각이 좋은 선수를 뽑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름 값을 배제하고 컨디션을 보고 선수를 뽑았다. 최근 팀을 옮긴 이용재(23·나가사키)를 제외하면, 모든 선수가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 경기 감각이 정점에 올라있었다.

그동한 꾸준히 발탁했던 수비수 황도연(23·제주)과 공격수 김경중(23·알 라이안) 등은 경기 감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대신 이 감독은 J리그 사간 도스에서 맹활약 중인 김민혁(22)이나 대전 시티즌의 임창우(22) 등을 발탁해 단단한 수비력을 구성했다. 이 감독은 "김승대와 이재성을 제외하면 대부분 연령별 대표팀에서 봤던 선수다. 현재 K리그나 J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어 자신 있게 뽑았다"고 했다.


주장 장현수(23·광저우 부리, 사진 왼쪽)은 대표팀 선전의 비결로 ‘자발적 미팅’을 꼽았고, 김승대(23·포항, 사진 오른쪽)는 “‘서로 좋아하는 플레이를 물었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주장 장현수(23·광저우 부리, 사진 왼쪽)은 대표팀 선전의 비결로 ‘자발적 미팅’을 꼽았고, 김승대(23·포항, 사진 오른쪽)는 “‘서로 좋아하는 플레이를 물었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 자발적 전략 미팅

대표팀의 주장 장현수(23·광저우 부리)는 반전의 비결로 '미팅'을 꼽았다. 이번 대표팀은 소집기간이 짧았다. 지난달 1일 처음 모여 2주 정도 발을 맞춘 뒤 바로 실전에 투입됐다. 빠른 시간에 마음을 모으기 위해 진지한 '전략 회의 시간'을 가졌다. 수비수는 수비수, 공격수는 공격수끼리 모여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했다. 김승대(23·포항)는 "'서로 좋아하는 플레이를 물었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떠올렸다. 장현수도 "미팅을 통해 질책보다는 위로와 격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훈련할 때 잘 된 것을 생각하자고 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단 아시안게임 대표팀 미팅에 '금기어'가 있었다. '군대'에 대한 이야기다. 장현수는 "군대 이야기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합류한 형들도 마찬가지다"며 "모두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집중한 것이 비결이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마음을 한데 모은 최약체팀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까지 노린다.


인천=김민규 기자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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