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익지도 않았는데 뚜껑부터 여는 격이다.
축구대표팀 차기사령탑 선임과 관련해 이번에는 이탈리아대표팀 출신 치로 페라라(47) 감독이 거론됐다. 이탈리아 언론 '지안루카 디마지오'는 1일(한국시간) "페라라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와 대표팀 감독직 협상을 벌이기 위해 직접 만났다. 조만간 양측이 2차 협상을 가질 것이다"고 전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과 전한진 국제팀장이 지난달 31일 출국한 직후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협회는 "협상팀은 4~5명의 후보자를 차례로 만날 것으로 보인다. 어디로 가서 누굴 만나는지, 실제로 페라라 감독과 만났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함구했다.
당초 협회는 이 위원장과 전 팀장의 출국 사실을 알리며 "향후 행선지나 면담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한다. 원활한 협상을 위해 국내 언론들도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네덜란드 출신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62) 감독과 협상을 공개 브리핑했다가 실패한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협회는 이어 "그쪽 언론(외신)이 먼저 보도할 수도 있어 접촉 대상자에게도 비밀을 지켜달라고 최대한 요청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떡하니 외신보도가 터졌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협회가 보안 유지를 위해 아무리 애를 써도 외신의 취재까지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는 없다. 불가항력적인 일이었을 수 있다. 페라라 감독이 의도적으로 흘렸을 수도 있다. 국제이적 경험이 많은 에이전트는 "당사자가 비밀을 지키겠다고 마음먹으면 십 중 팔구 보안은 유지된다. 협회가 만난 것이 맞다면 하루 만에 기사가 나온 것은 당사자가 확인해줬을 확률이 높다"고 귀띔했다. 사실 페라라 감독은 지도자로서는 내세울 만한 경력이 없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대표팀 코칭스태프를 지냈고 2009년 유벤투스 감독, 2010년 이탈리아 21세 이하 대표팀 감독, 2012년 삼프도리아 감독을 맡은 게 전부다. A대표팀 지휘봉은 잡아본 적도 없고 클럽에서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페라라 감독이 협회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일종의 언론플레이를 벌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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