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은 22일 오후 갑작스럽게 심정지 증세를 보여 장절제 및 유착박리수술을 받은 후 23일 저녁까지 의식을 찾지 못했다. 소속사를 통해 간간히 상태에 대한 보도자료가 나오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호전됐다'는 내용은 아직 담기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동공반사가 전혀 없는 위중한 상태다' '추가적인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는 등의 부정적인 이야기만 흘러나오고 있다.
신해철은 '의식불명'이란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의 의식은 늘 깨어 있었고, 자신감 넘치는 행보와 거침없는 언변으로 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호불호에 대한 반응이 나뉘기도 했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눈치 보지 않고 풀어내는 몇 안 되는 연예인 중 한 명이었다. 노래 가사에 사회 부조리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아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토론 프로그램에서 불법인 대마초를 옹호하고, 간통죄 반대와 폐지를 외치는 모습은 인상적이기까지 했다.
신해철은 최근 의욕적이었다. 6년간의 공백을 깨고 새 앨범 '리부트 마이셀프(Reboot Myself)'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쇼케이스에도 특유의 자신만만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여전한' 언변으로 앨범에 담은 음악적 철학과 수록곡의 탄생 배경, 과정상의 에피소드를 이어갔다. 수록곡 중 하나인 '아따'는 특히 애착이 가는 노래였다. 무려 1000개 이상의 녹음 트랙에 자신의 보이스를 중복 녹음했다. 그는 노래에 나오는 모든 소리를 자신의 목소리로 '원맨 아카펠라'를 구현했다. 장인 정신과 열정이 고스란히 엿보였다
놀라운 것은 뮤직비디오였다. 3분 50초 분량으로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온통 신해철 모습만이 담겼다. 노래를 흥얼거리고 리듬을 타며 비트박스를 하는 모습으로 뮤직비디오를 구성해 창의적인 측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신해철은 아직 꿈을 꾸고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을 계속해서 걷고 있다. 희망의 불꽃이 꺼지지 않기만 기도할 뿐이다. 하지만 외롭지 않다. '마왕'이라는 별명처럼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돌아올 것으로 팬들은 굳게 믿고 있다. 깨어나라 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