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사과했다. 억울함도 호소했다. 배우 고현정의 솔직한 심경 고백에도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고현정은 더 이상 숨지 않았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예술영화관 씨네큐브에서 열린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이광국 감독)'의 씨네토크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2월 SBS 드라마 '리턴' 하차 과정에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그간 입을 꾹 다물어왔다. 심경을 밝힐지, 잘못을 시인할지 부인할지, 혹은 대중이 모르고 있던 진실을 폭로할지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씨네토크는 대부분 영화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처음엔 다소 긴장한 듯 보였던 고현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관객들과 호흡했다.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의 호응에 환한 미소를 보여줬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날 일정이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그런 고현정은 팬들의 응원을 받고 마음을 열었다. 한 팬이 '리턴'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지만 여전히 고현정을 응원한다고 이야기하자, 고현정은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곤 웃음을 띠며 감사한 마음을 표시했다. 이어 "일련의 일을 겪으면서, 진짜 반성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해가 있었고, 없던 일이 있었던 것처럼 알려졌고, 그간 나는 가만히 있었음에도"라고 이야기했다. 또 "모든 일이 나쁜 것만도 없고 좋은 것만도 없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덧붙였다.
몇 문장의 짧은 심경 고백이었지만 고현정의 복잡한 마음이 모두 담겼다. 먼저 사과했고, 억울함을 내비쳤고, 모든 상황을 받아들인 현재의 마음을 표현했다. 비교적 솔직하고 소탈한 답변이었다.
그러나, 고현정의 이 같은 솔직한 고백에도 대중의 마음은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다. "그를 이해한다"며 옹호하는 이들과 "갑질을 용서할 수 없다"며 비난하는 이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실 확인 되지 않은 루머일 뿐'이라며 응원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높지만, '고현정의 우회적인 화법이 진정한 사과는 아니다'는 강경한 비난도 등장한 상태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홍보 일정으로 잠시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고현정의 향후 연예활동 계획은 미정인 상황. 여전히 그를 향한 갑론을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논란이 언제쯤 어떻게 끝을 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고현정은 34부작인 '리턴'에서 15회를 끝으로 하차했다. 처음엔 고현정이 녹화 도중 잠적했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이어 고현정과 제작진 사이의 불화설이 나왔고, 고현정이 연출자를 폭행했다거나 연출자가 고현정에게 도를 넘는 행동을 했다는 소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고현정과 제작진 사이의 갈등이 크다는 이유로 하차가 결정됐다. '리턴'은 높은 시청률로 종영했지만, 고현정 하차 사건과 갑질 논란은 지우기 힘든 상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