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에이스 장원준(두산)이 첫 실전 등판에서 안정감을 뽐냈다.
장원준은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시에 위치한 셀룰라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와 평가전에 선발 등판했다. 예정된 2이닝이 아닌 3이닝을 소화했다. 무안타·무실점을 기록했고, 34구를 던져 삼진은 3개를 뽑아냈다. 스타디움 전광판에 찍힌 장원준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9㎞를 기록했다. 자신의 임무를 마친 장원준은 마운드를 장시환에게 넘기고 물러났다.
장원준은 경기를 앞두고 "포수 양의지의 리드를 전적으로 따를 예정"이라며 "상대가 일본 명문 구단이라고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지금은 내 공을 점검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직구·변화구 모두 던지고 오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 투수가 아닌 첫 번째 투수라고 생각한다. 첫 실전 등판이지만, 부담없이 던지고 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회 효율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장원준은 1회 선두 타자 타테오카를 맞아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져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유격수 김재호가 불규칙 바운드 타구를 빠르게 처리 덕분에 날쌘 타테오카를 아웃시킬 수 있었다. 시게노부를 맞아 초구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은 장원준은 커브로 다시 카운트를 잡아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타테오카와 마찬가지로 변화구를 던져 시게노부를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이어 3번 타자 사카모토에게 초구 빠른 공을 던져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1회를 마쳤다.
장원준은 2회 선두 타자 아베를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루킹 삼진 처리했다. 결정구는 변화구를 택했다. 이어 무라타마저 볼카운트 1-2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무라타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장원준은 후속타자 초노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예정된 2이닝을 채웠지만, 투구 수가 22개에 불과해 3회까지 책임졌다.
3회 역시 깔끔했다. 장원준은 선두 타자 오카모토를 맞아 공 2개를 던져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결정구는 변화구였다. 야마모토에게 빠른 공 승부를 펼치다 파울 홈런을 내준 장원준은 볼카운트 1-2에서 변화구로 2루수 땅볼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 고바야시는 볼카운트 2-2에서 체인지업을 한복판으로 던져 루킹 삼진처리했다.
장원준의 이날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30㎞대 후반에 머물렀다. 몸 상태가 아직 100%까지 올라오지 않은 걸 방증했다. 구속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직구 제구는 전반적으로 조금 높게 형성됐다.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고개를 흔드는 모습도 있었다. 반면 변화구 제구는 전반적으로 좋았다. 떨어지는 각도는 예리했고,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2회 아베와 무라타를 나란히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압권이었다.
장원준은 "투구 밸런스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며 "직구와 변화구 제구 모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직구 구속은 아직 생각할 시기는 아니다. 공인구를 실전에서 처음 던졌는데 변화구 제구가 기대보다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