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프레스턴 터커(29)의 잠자고 있던 장타력이 드디어 깨어났다. 새로운 KBO 리그에 적응을 마친 모습이다.
터커는 지난 16일 광주 롯데전 1회 역전 2점홈런을 쳐 연타석 홈런이자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KIA가 5-1로 앞서던 2회에 우천 노게임이 선언돼 터커의 홈런 기록은 날아갔다. 그래도 최근 한층 좋아진 장타력을 보여 주기에 충분했다.
터커는 5월 10일 제레미 해즐베이커(32)의 교체 외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았다. 통산 243경기에 나선 메이저리그에서 타율은 0.222로 낮았지만 23개(68타점)의 홈런을 뽑을 만큼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갖췄다. 마이너리그(577경기) 무대에서도 홈런 101개를 기록했다.
성실한 자세와 준수한 타격, 평균 수준의 외야 수비력으로 해즐베이커보다 훨씬 나았지만,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한 방' 능력은 보여 주지 못했다.
5월에는 12경기에서 타율 0.216·1홈런·5타점으로 출발이 더뎠다. 6월 타율 0.337에 장타율 0.505로 높았지만 홈런은 1개밖에 없었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줄곧 "우리팀에 홈런 타자는 최형우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KIA는 16일 현재 팀 홈런 54개로 최하위. '홈런 타자' '거포'가 필요했다.
드디어 터커가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 6일 LG전에 이어 13~14일 한화전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우천으로 3경기 연속 홈런 기록은 무산됐지만, 16일 롯데전 첫 타석부터 타구를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상대에게 '홈런 치는 중심타자'라는 인식을 충분히 심어 줄 수 있게 됐다. 시즌 성적은 48경기에서 타율 0.317·5홈런·2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거포 등장에 목말랐던 박 감독대행도 흐뭇한 표정을 숨기지 않는다. 박 대행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타구에 스핀이 많이 걸리고 또 빠르다. 장타도 점점 많아질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더 반가운 점은 리그 적응이다. 월별 성적을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타율·홈런·장타율·출루율 등 성적이 점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또 코칭스태프에서 "피곤하지 않느냐"고 묻자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이 정말 즐겁다"고 답했을 정도로 즐거운 마음으로 활약한다.
박 대행은 "물론 터커가 약점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스윙이 간결하고 타구의 질이 좋다. 앞으로 좀 더 진화할 것이다. 활약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