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은 지난 4일 첫 방송된 tvN '배우학교'에서 연기를 배우고자 하는 7인의 학생들을 마주했다. 박신양은 20년간 드라마, 영화를 통해 수많은 캐릭터를 열연한 명배우. 그러나 그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된 곳은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서였다.
일단 박신양의 태도부터 달랐다. '배우학교' 제작진의 카메라가 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 했다. 오직 '발연기'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진짜 연기를 가르쳐 주려는 열정만이 존재했다.
1화에서는 7인의 자기소개만 담겼다. 그러나 보는 사람들도 심장이 조여오는 압박감을 느꼈다. 연기에 임하는 7인의 자세에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을 때 날아드는 칼같은 질문은 숨 막히는 정적을 안겼다.
부담감과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는 이들이 속속 생겨났다. 첫 주자였던 남태현은 '심야 식당'에서 보였던 연기력 논란을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고, 유병재는 카메라를 의식해 내뱉은 농담으로 호된 꾸지람을 듣고 복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박신양은 흔들리지 않았다. "왜 우느냐", "내가 네를 왜 가르쳐야 하느냐" 등의 독설이 날아들었다. 훈훈하게 마무리되려는 순간을 순식간에 냉각시키는 질문이었다.
이는 베테랑 연기자 이원종도 피하지 못했다. 이원종은 고교 시절부터 연기자 생활을 이야기 하며 "똥배우가 됐다. 이제 재미를 못느낀다"고 말했고, 박신양은 "그런데 왜 진심이 느껴지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어김없이 숨막히는 정적이 찾아왔다.
그러나 박신양의 날카로운 질문은 비로소 7인의 마음의 빗장을 풀었다. '잘 보이기 위한', '포장하기 위한' 가면을 벗겨내고 왜 연기가 배우고 싶은 지를 고백하게 하는 약이 됐다.
박신양은 7인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이야기도 건넸다. 대학 시절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났고,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러시아까지 가 인생을 바꿀만한 선생님을 만난 사연도 들려줬다. 절실하게 연기를 배우려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연기를 장난스럽게 대하는 7인의 태도와 꾸며낸 말들에 가차없는 독설이 날아들었다.
진정으로 발연기 논란에서 해방시켜주려 하는 박신양의 마음은 TV 바깥까지 고스란히 전달됐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쉽게 보지 못했던 '배우' 박신양의 진심은 매너리즘에 빠진 시청자들까지 뜨끔하게 만들었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배우학교'는 배우 박신양이 연기를 배우고 싶은 연예인들에게 직접 연기 교육을 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