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대표팀은 경험을 중요시하는 집단이다. 경험은 선수들에게 어느 상황에서든 동요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준다. '안정감'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야구 대표팀의 내야진을 두고 '너무 어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경험이 적다는 얘기인데, 유지현 대표팀 수비코치는 "걱정없다"는 반응이다.
단기전에서 수비는 공격만큼이나 중요하다. 1점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잘 지켜내느냐가 승부의 흐름을 가를 수 있다. 특히 내야는 투수의 컨디션과 직결되는 곳이기도 하며, 변수가 많은 지역이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 수비만 잘해놓으면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표팀의 주전 내야수로 1루수 박병호(28·넥센), 2루수 오재원(29·두산), 3루수 황재균(27·롯데), 유격수 강정호(27·넥센)가 나선다. 이들의 평균나이 약 28세다. 현재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 중에 있는 강정호를 대신해 김상수(24·삼성)가 유격수에 들어간다고하면 평균나이는 27세로 더 낮아진다. 사회인 야구팀으로 꾸려진 일본 대표팀과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속한 대만 대표팀과 비교해봐도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점은 유지현 대표팀 수비코치도 잘 알고 있다. 유 코치는 "내야진이 나이가 어리다는 목소리들이 많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없다. 처음부터 잘하는 선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대수롭지 않지 넘겼다. 이어 그는 "물론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있을 경우, 안정감이 높아지는 것은 맞다"면서도 "문제는 위기 상황에 닥쳤을때 경기를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는 것인데, 심적인 동요없이 자신감 있는 플레이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지난 16~17일 이틀간 훈련을 통해 연계 플레이 등 수비의 합을 맞추는데 주력했다. 유 코치는 "선수들 모두 소속팀에서는 주전으로 뛰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 플레이 할 줄 아는 선수들이다. (강)정호를 대신해 (김)상수가 들어와도 걱정 안 한다. 자신의 위치에서 제 몫을 다 해줄 선수들"이라고 강조했다.
유 코치의 믿음에는 홈 대회이라는 이점도 힘이 됐다. 유 코치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은 분명히 있다. 야수들의 타구 판단이나 불규칙 바운드 대처가 상대팀보다 나을 수 있다. 우리는 문학구장이나 목동구장에서 경기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야구장에서의 시야나 라이트, 잔디, 펜스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류 감독도 "나이는 어리지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좋아 쉽게 흔들릴 선수들은 아니다. 국내에서 치르는 국제대회이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장점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