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삼성에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한 선수는 5명이다. KBO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장원삼이 LG로 떠났고 손주인과 박한이는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결과적으로 유격수 김상수(28), 투수 윤성환(37)만 FA 테이블을 차렸다. 협상 대상이 크게 줄었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잔류'가 우선순위다. 그러나 구단은 급하지 않다. 무리하게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 칼자루를 구단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리그 전반에 'FA 거품을 빼자'는 기조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최정·이재원(이상 SK) 양의지(NC)가 메가톤급 계약으로 대박을 터트린 것과 달리 중소형 FA 선수에겐 찬바람이 가득하다.
김상수와 윤성환 모두 올 시즌 임팩트 있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도 선수에겐 불리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상수의 포지션엔 '마이너리그 유턴파' 이학주가 영입됐다. 대안이 있기 때문에 삼성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구단이 거액을 보장할 이유가 줄어들었다. 윤성환은 30대 후반의 나이가 걸림돌이다. 4년 전 FA 때 총액 80억원 계약을 성사시켰지만, 올해 분위기는 180도 다르다.
보상(당해 연도 연봉 300% 또는 연봉 200%와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을 하면서까지 다른 팀에서 군침을 흘릴 가능성이 작다. 구단 관계자는 "김상수의 경우는 4~5번 정도 만났다. 합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 변수가 생겼다. 다음 주에 만나보려고 한다"며 "윤성환은 공식적으로 한 번 만났다. 마찬가지로 다음 주에 에이전트와 만나기로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FA 시장에 찬바람이 분다고 해도 선수 쪽에서 계약 조건을 낮추기도 쉽지 않다. FA 권리를 행사했을 때 대형 계약을 끌어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이유다. 연내 계약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구단 관계자는 "기간을 제한해서 된다, 되지 않는다고 보긴 힘들다"며 "바로는 되기 힘들다.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에둘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