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인 지난 4월 13일 KT전,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LG 차우찬(31)이 경기 후 밝힌 인터뷰 내용이다. LG 차우찬(31)이 자신의 예상에 점점 근접하고 있다. 차우찬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 탓에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시범경기를 거른 뒤 개막 일주일 후인 3월 31일 KIA전에 첫 선발 등판해 승리를 신고했다.
이후 퐁당퐁당 투구를 거듭했다. KIA전을 포함해 4월 7일 롯데전 4이닝 6실점, 4월 13일 KT전 7이닝 1실점, 4월 19일 KIA전 5이닝 8실점, 4월 25일 넥센전 6이닝 1실점까지 승-패-승-패-승을 거듭했다.
차우찬은 이 기간 승리 투수가 된 후에도 환하게 웃지 않았다. 자신의 투구에 전혀 만족하지 못해서다. 4월 13일 롯데전, 4월 25일 넥센전 후에도 그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아직도 몸 상태가 80% 밖에 안 된다. 캠프에서 투구수가 모자라 100% 컨디션이 아니다"고 했다.
스스로도 많이 걱정했다. 그는 "내가 더 걱정이다"며 "공을 던지면서도 많이 준비하지 못해 불안했다. 그래서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통증은 없는데 캠프에서 한 차례 브레이크가 걸려 지난해 9~10월처럼 강한 팔 스윙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구속이나 회전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스스로 "나랑 싸우고 있다"고 했을 정도다.
최근에는 성적이 좋지 않아 많은 우려가 뒤따랐다. 지난 1일 한화전에서 5이닝 6실점에 이어 6일 두산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피안타(13개)의 부진 속에 4⅓이닝 9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했다.
하지만 15일 포항 삼성전에서 7이닝 동안 7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직구 스피드가 꾸준히 140㎞ 중반대를 기록했다. 6회에도 146㎞의 공을 던졌다. 이전과 비교하면 직구 스피드가 확실히 올라왔다. 직구에 힘이 붙으면서 덩달아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변화구도 효과적이었다. 차우찬을 상대한 삼성은 "최근 경기와 달리 오늘(15일) 경기에선 직구가 팍팍 꽃혔다. 결정구로 146~147㎞의 공을 던지더라"며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등판의 결과를 떠나 내용을 보면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투구였다.
차우찬은 LG 토종 선발 마운드의 에이스다. FA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 10승을 올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고, 데뷔 후 가장 많은 175⅔이닝(전체 10위, 국내 선수 4위)을 던졌다. 그가 본 궤도에 올라와야 LG 마운드가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서두르지 않고 순리대로 하려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차우찬은 자신의 예상대로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