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공격수' 박주영(29·왓포드)이 입을 열었다. 이달 초 오른발 봉와직염으로 귀국한 뒤 재활치료를 받는 동안 줄곧 침묵을 유지하던 박주영은 모처럼만에 실시한 인터뷰에서 자세를 한껏 낮췄다. 24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난 그는 "오랜 결장과 부상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지만 축구는 11명이, 그리고 나를 제외한 나머지 22명의 선수들이 함께 하는 것"이라면서 "나 자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러 동료들과 함께 경기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가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재활 훈련을 하는 것과 관련해 박주영은 "개인훈련에 대해 '특혜'라는 오해가 생길 수 있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란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어 "국민과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나를 원하지 않는다면 여기(훈련장)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대표팀 멤버로서의 책임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현재 몸 상태는.
"치료를 열심히 받고 있다. 통증은 사라진 상태다. 완벽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훈련을 잘 소화하면 컨디션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1억 원을 기부했는데.
"(사고에 대해서는) 답답한 마음 뿐이다. 기부 사실이 기사화 되는 걸 원치 않았다. 마음만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둔 각오는.
"아직 엔트리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표팀에서 불러주신다면 최선을 다 하겠다. 코칭스태프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해 몸을 만들겠다."
-결장기간이 길었고 부상이 겹쳤다. 실전 감각은.
"그 부분에 대해 '좋은 상태'라고 자신할 순 없을 것 같다. 컨디션이 떨어져 어려움이 있지만 축구는 11명이, 또 나를 제외한 22명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함께 하는 스포츠다. 내 부족한 부분을 동료들이 채워줄 수 있다."
-월드컵 개막을 50일 남겨두고 있는데.
"대표팀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국내에) 들어왔다. 훈련을 잘 받아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고 싶다."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도 있는데.
"대표팀 동료 대부분은 오랫동안 봐 온 선수들이다. 이끼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어떤 부분에 도움을 줘야 하는지 고민하겠다. 그동안 봐 왔던 선배들의 가르침을 참고하겠다."
-이케다 코치와 함께 하는 개인훈련에 대해 '황제 훈련' 논란이 나오는데.
"선수는 불러주면 최선을 다 하고, 경기에서 잘 하는 게 주된 임무다. 나머지 모든 것은 코칭스태프에게 맡겨야 한다. '특혜'라는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부족한 부분, 사죄할 부분이 있다면 하겠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사죄할 부분'은 어떤 것을 의미하나.
"개인 훈련으로 인해 여론이 나빠졌다는 지적에 대해 답변한 것이다. 국민과 코칭스태프가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결국은 골을 넣어야 하는 역할인데.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넣어 보탬이 되는 게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과 하나가 되어 보여주겠다."
-인터뷰를 기피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는데.
"흔히들 생각하듯이 언론이 싫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선이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공식 인터뷰를 마다할 생각은 전혀 없다."
-시즌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귀국했는데.
"왓포드 팀 닥터, 아스널 팀 닥터 등과 2주 동안 상의해 내린 결정이다. 양 구단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내린 결정이니 문제될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유는.
"한 번쯤은 내 상태를 정확히 알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도 유연한 대처를 조언하셨다."